▲ 동네 뒷산에서 눈썰매를 타면서 노는 아이들.
용인시민신문
남편은 시골에서 추운 줄 모르고 하루 종일 밖에 있다가 손등이 얼기 일쑤였는데, 그때는 꿩의 뇌를 밤새 손등 위에 올려놓았다고 한다. 그러면 다음날 부어있던 손등이 말끔하게 가라앉았다는 한국전쟁 때나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남편은 민간요법이라 했는데, 검색해보니 <본초강목>에서 꿩의 뇌를 동상에 바른다고 기록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꿩의 똥은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데 쓰인다고 하니 꿩도 쓸모가 참 많다.
치악산 전설에도 나오는 꿩은 원주의 새이기도 하다. 하지만 용인의 시조이기도 하고, 울릉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체에 분포하는 오래된 텃새다. 옛날부터 우리와 아주 가까운 야생동물이다.
또 다른 겨울 놀이는 수확 후 논에 볏짚을 높이 쌓아 놓으면 친구들과 볏짚을 파서 안쪽에 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안이 정말 따뜻했는데 옹기종기 모여 앉아 조심조심 떠들면 그저 즐거웠다.
눈이 많이 오면 이글루를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서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하루 종일 또는 며칠에 걸쳐 이글루를 만들면 힘들었지만, 우리만의 아지트를 만들었다는 뿌듯함과 신기함으로 겨울이 즐거웠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 사람은 놀면서 산다. 가장 잘 놀 수 있는 곳은 바로 자연이다. 오랜 시간 사람은 자연에서 자연으로 먹고 자고 입고 놀았다. 아이들은 자주 갈 수 있는 동네 뒷산, 앞산이 필요하다.
집안에서 무엇을 해도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게임에만 매달리는 아이들에게 부모 세대가 놀았던 이야기를 해주고, 숲과 들, 강에서 얼마나 신나게 놀 수 있는지 경험해보면 좋겠다.
눈이 더 많이 오는 1월엔 뒷산에서 동네 아이들과 또 눈썰매를 탈 것이다. 그리고 따뜻한 컵라면도 먹어야지. 즐거운 것은 어른도 마찬가지다.
홍은정(협동조합 숲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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