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설명
관계부처합동
보유세율이 낮은 한국에서는 '1주택 실수요, 다주택 투기꾼'이라는 프레임이 강하기에 1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여러모로 많다. 주택가격의 총합이 같더라도 1주택자는 다주택자에 비해 재산세, 종부세가 대폭 낮으며, 양도세 비과세 혜택도 크다. 지금까지는 지방 저가주택(공시가 3억 이하 수도권, 광역시, 세종시 외 주택)이나 농어촌 주택(수도권과 규제지역 등을 제외한 지역의 읍·면 등에 소재한 주택, 취득 당시 기준시가 3억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1주택자 보유세 기준 적용 또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었지만 앞으로는 인구감소지역에서의 주택 가액 기준을 대폭 완화해 넓고 여유롭게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1주택 실수요를 중시하는 이들은 '인구감소지역 세컨드 홈 활성화' 정책이 부동산 투기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지방소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는 이들은 지금 지방 상황은 부동산투기라도 일어나야 될 판이라며 옹호를 한다.
합계출산율 0.7명 대의 초저출생과 수도권 인구집중이 맞물려 지방의 시‧군 단위의 중소도시가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부인할 수 없기에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 대책을 투사해야 하는 명분은 충분하다. 다만 현재도 관광인구 등으로 부동산이 '불장'인 인구감소지역이 없지 않기에 부동산 투기 및 투어리피케이션(관광지화로 거주민 내쫓김 현상)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선정과 가액 적용 등에서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균형발전의 촉진제, 토지보유세 강화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성이 좋은 정책의 적절한 조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방에서 당기는 힘을 가지는 정책과 지방으로 미는 힘을 가진 정책이 결합하면 지방으로의 인구 이동이 활성화되지만 지방으로의 이주 인센티브 정책과 대도시의 거주 인센티브 정책이 결합되면 지방으로의 인구 유입 효과는 대폭 약화된다. 돈은 돈대로 쓰고 효과는 없거나,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한국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가로막는 큰 힘 중 하나는 서울과 대도시에서 주택소유자로 사는 삶의 이익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장점은 한정된 자원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잘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페널티를 부여하여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킨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일자리 접근성이 좋고, 교육‧문화‧의료‧교통 인프라가 탁월한 서울 강남과 같은 도심지라는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보유세가 2-3% 수준인 뉴욕시의 경우에는 뉴욕 도심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뉴욕시에 거주하기가 쉽지 않다. 자연스레 뉴욕 도심지에서 일하며 소득을 창출하는 사람들은 도심지에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고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드는 이들은 외곽으로 나가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일하며 돈을 버는 사람들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에 살고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드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주택가격과 보유세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며 한정된 자원인 도시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토지보유세를 통해 사회가 함께 만든 가치를 제대로 환수한다면 자연스레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이 작동하여 토지보유세가 높은 서울에서 거주할 필요가 없는 사람은 지방으로 이동하고, 수도권 외곽에서 원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도심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토지보유세 강화는 부동산 투기 우려를 해소하고, 지방으로의 인구 이동을 촉진하며, 지방의 거주환경을 개선하는 비용을 마련하는 등 1석 3조의 효과를 내는 지방소멸 대응의 키 팩터(key factor)이다. 윤석열 정부가 진심으로 '지방시대'를 열고 싶다면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세트'와 함께 토지보유세 강화를 결합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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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세트', 핵심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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