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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갤럭시 S24, '위기의 삼성' 구할 수 있을까

미국-한국 동시공개, 인공지능 탑재한 첫 스마트폰… "새로운 모바일 AI 폰 시대 열 것"

등록 2024.01.18 17:46수정 2024.01.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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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 삼성전자

 
18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 아침 일찍부터 북적였다.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의 새로운 시리즈가 한국에서 첫 공개되는 날이다. 물론 이날 새벽 3시(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갤럭시 에스24(S24) 언팩 행사가 진행됐다. 

국내 언론을 위해 이날 아침 제품개발과 시연을 위한 미디어데이를 마련한 것. 미국 현지의 뜨거운 반응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50명이 넘는 언론사 기자들이 모여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벽에 미국에서 글로벌 공개행사를 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 정도로 관심이 높을지 몰랐다"고 했다.

사실 시장에선 삼성을 둘러싸고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균형속에 미중간 갈등과 국내외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삼성전자는 혹독한 시기를 보내왔다. 특히 삼성전자 핵심사업부문인 반도체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대만의 TSMC 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확산돼 왔다. 

갤럭시로 상징되는 모바일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애플사에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내준 것 뿐 아니라, 중저가 모델에서도 중국 샤오미 등이 갤럭시를 넘어서고 있다. 이같은 현실은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시장에선 '어닝쇼크'로 받아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7만 원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인공지능 탑재 첫 스마트폰 갤럭시 S24, 위기의 삼성 구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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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8일 국내 미디어에 공개한 갤럭시 S24 시리즈. 맨 위가 최상위급인 울트라모델. ⓒ 김종철

 
갤럭시 S24는 이같은 시장상황에서 나왔다. 이미 갤럭시 S시리즈는 기본 메모리부터 카메라 기능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적인 부문에선 가장 앞선 스마트폰으로 꼽힌다. 게다가 폴더폰 등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로벌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뒤지는 이유는 소비자의 편의성과 감수성에 기반한 소프트웨어였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시대'를 내걸었다. 소비자 생활의 모든 부문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소통과 연결을 강화해, 새로운 삶을 이끌겠다고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 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내놓은 제품이 갤럭시 S24다. 18일 회사 쪽에선 모바일시대에 인공지능이 결합된 스마트폰이 어떻게 우리 생활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황정오 삼성전자 프로(MX사업부)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S24는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그가 이날 기자들에게 선보인 AI 기반의 가장 큰 특징은 '세상과의 소통'이다. 통화부터 메시지까지 웬만한 전 세계 시민들과 자유로운 의사 소통을 지원한다. 휴대폰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넣었다. 별도의 통역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연결도 필요없다. 갤럭시 S24에 기본으로 들어가있는 '전화'앱을 쓰면 된다. 

지원하는 언어도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힌디어 등 13개다. 황정오 프로는 "통역사가 휴대폰에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상대방의 휴대폰이 갤럭시든, 아이폰이든, 샤오미든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속으로 들어온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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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관람객이 '갤럭시 S24' 시리즈로 셀피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삼성전자

 
뿐만 아니다. 메시지의 톤(tone)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다른 나라 언어 또는 문화와 관습에 따라 상대방 언어에 맞는 메시지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 황 프로는 "상대방이나 소셜미디어 등에 현재 자신의 감정과 내용을 반영해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갤럭시 기본 어플리케이션인 노트의 활용도 확장했다. '삼성 노트'앱에서 사용자의 작성 글이나 메모 등을 요약 정리해주고, 다양한 외부 정보 스크랩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녹음 기능도 한 차원 발전했다. 별도의 외부 어플리케이션이 필요없이, 바로 녹음된 내용을 문자로 바꿀 수 있다. 최대 10명까지 회의 중에 녹음을 하더라도, 구분해서 문자로 바꿔주고 내용도 요약해 준다.

이날 공개된 기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검색 기능'이었다. 어떤 물건이든, 장소든, 궁금한 것이 나오면 그냥 홈버튼을 길게 누른 다음에 화면 이미지나 단어에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화면 아래쪽에 관련 검색 내용이 올라온다. 과거에 어떤 물건 정보를 알기 위해 여러 사이트를 옮겨 다녔던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이같은 기술은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서 만든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라는 기능이다. 

황 프로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궁금한 물건이나 장소가 나올경우 따로 화면을 열고 찾아가야할 때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그럴 필요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동그라미든, 네모든, 그리기만 하면 인공지능이 바로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능을 제대로 쓰게 되면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 달라진 정보검색과 최고의 성능으로…"이전 세상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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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들이 제품 체험존으로 입장하는 모습 ⓒ 삼성전자

 
이밖에 카메라 성능도 이전 모델보다 크게 향상됐다. 이 역시 인공지능 덕분이다. S24 울트라폰에는 2배부터 10배까지 모두 광학수준의 고화질로 사진을 제공한다. 어떤 거리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멋진 사진과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과 쿼드 텔레시스템, 5배줌을 지원하는 5000만 화소의 적응형 픽셀 센서 등이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과 기술 자체는 최고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모두 수행하기 위해선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 칩셋의 성능도 중요하다. 퀄컴과 공동으로 개발한 갤럭시전용 스냅드래곤8 AP가 들어가 있다. 3세대 모델로 갤럭시에 최적화된 칩셋으로 인공지능 영역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한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황 프로는 "갤럭시 S24 울트라는 역대 갤럭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도 역대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밝은 화면을 제공하고, 앞쪽에 적용된 미국 코닝사의 글라스는 일반 유리대비 최대 75% 빛 반사율을 감소시켜, 여러 조명아래에서도 안정된 화면감상을 할 수 있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디자인은 앞선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신 S24 울트라에는 아이폰15와 같은 티타늄 소재를 단말기 프레임에 적용했다. 내구성도 높였고, 이전 모델에 비해 크기는 비슷했지만 디스플레이 크기는 좀더 커졌다. 울트라 폰의 경우 고용량 게임도 충분히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별도의 방열시스템까지 보강했다.

이밖에 인공지능 기반에 따른 각종 정보유출 방지를 위해 보안 기능도 더욱 강화했다고 회사쪽은 밝혔다. 사용자의 데이터가 온라인 서버를 거치는 클라우드 AI의 경우, 사용자 스스로 데이터를 일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보안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자율적인 선택과 제어를 보장한다고 했다.

또 S24 울트라와 S24+에는 재활용 코발트 50%가 적용된 배터리가 사용됐다. 또 S24시리즈 스피커에는 재활용 회토류가 적용됐고, 강철 40%도 재활용됐다.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제품들의 재활용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재활용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높은편은 아니다. 황 프로는 "갤럭시 S22부터 내외부 재료부터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오는 2030년 탄소중립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혁신 등으로 이 기간보다 앞당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24, 새로운 모바일 AI 폰 시대 열까… 시장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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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4를 선보이고 있다. ⓒ 삼성전자

 
이번달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국내 사전판매가 시작된다. 정식발매는 31일부터다. 가격은 S24 256GB 기준 115만5000원부터 129만8000원이다. S24+는 256GB 기준(메모리12GB) 135만3000원부터 149만6000원이다. S24 울트라 저장용량에 따라 169만8400원부터 212만7400원(1TB)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노 사장의 바람대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갤럭시 시리즈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향후 TV와 가전,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부문에서 인공지능에 기반한 연결성을 확대하는데 스마트폰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고있다. 애플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경험하기 힘든 차별성을 보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반한 일부 기능 역시 갤럭시 시리즈가 좀더 편의성을 강조할수 있지만, 원천적인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IT모바일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당초 스마트폰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기대했던 갤럭시 폴더폰이 국내시장 이외 큰 반향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공지능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편의성 등 개선된 부분이 보이지만,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수준의 혁신인지는 소비자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24 #삼성전자 #인공지능AI #한종희부회장 #노태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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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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