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문을 열고 내다본 풍경
김정아
그러다가 제대로 눈이 올 거라는 예보가 떴다. 남편은 기분 좋게 밤부터 눈을 기다렸다. 하지만 12시가 넘도록 눈은 오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새벽부터 꾸준히 눈이 내린 모양인데 밖을 내다보니 데크에 30cm는 족히 쌓여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머리에 딱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아! 팥 삶아야겠다!'
처음 여기로 이사 와서 첫눈이 왔을 때 먹었던 빙수가 생각이 났던 것이다. 이곳의 눈은 얼마나 깨끗한지, 밖에서 실컷 뒹굴고 놀아도 옷이나 손이 까매지지 않는다. 처음 이곳 눈을 접했을 때에는 깜짝 놀랐지만, 이제는 눈이 하얀 게 하나도 신기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