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가 카카오톡으로 보낸 <오늘의 운세>
전윤정
친정어머니가 종이신문에서 매일 찾아보는 '오늘의 운세'가 생각났다. 어머니는 가끔 '오늘의 운세'를 찍어서 나에게 카톡으로 보낸다. "나무에 돈 꽃이 피는구나", "목적을 달성하고 성취감을 맛볼 듯" 등 기분 좋은 말에는 기대감이 생기지만, "먼 길을 떠나지 마라", "운전을 멀리하라", "구설수 조심" 등 부정적인 메시지에는 신경 쓰인다.
'오늘 만남에서 말실수하는 것은 아닐까?', '차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이 생긴다. 자식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런 걱정은 내 행동에 제약을 가져오게 된다. 나 또한 걱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걱정은 타고난 천성이 아니라 '학습된 습관'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걱정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걱정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활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을 일으키며 신체 건강까지 공격한다. 책에는 하버드 대학 로라 쿠브잔스키 연구팀의 결과가 인용돼 있다.
이 연구팀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남성 노인 1,750명을 대상으로 걱정과 관상동맥질환과의 관계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20년 동안 걱정 수준이 높은 사람은 관상동맥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사실 발견했다. 우리가 흔히 투덜대는 "걱정돼 죽겠어"라는 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저자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 걱정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거나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경우엔 바로 '걱정 버튼'을 끄기, 걱정거리를 글로 써서 객관적으로 거리두기, 긍정적 이미지 상상하기, 부정적인 뉴스를 보는 시간 줄이기 등등을 권한다. 책의 각 챕터 뒤에는 '나의 걱정 단계 측정', '내가 주로 걱정하는 분야 파악하기' 등 걱정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워크숍이 부록으로 실려있어 도움이 된다.
걱정은 대개 미래와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걱정이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과정인지 아니면 걱정이 걱정을 낳아 근거없는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여기,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충실하면서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볼 때, 파국적 상황으로 몰아가는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걱정 버튼' 끄는 훈련을 해보면 어떨까?
걱정이 많아 걱정입니다 - 삶을 소진시키는 습관에서 탈출하는 법
그램 데이비 (지은이), 정신아 (옮긴이),
세이지(世利知), 2024
책을 통해 책 너머의 세상을 봅니다. 서평 쓰는 사람들의 모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북클럽' 3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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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세상의 나뭇가지를 물어와 글쓰기로 중년의 빈 둥지를 채워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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