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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최대 위기에 등판한 이자스민, "동료시민" 언급한 이유

양경규와 함께 비례 승계 "이민청 공감하나 이주민 권리증진도 논의해야... 진보정치 이어갈 것"

등록 2024.02.01 13:50수정 2024.02.0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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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성한 양경규·이자스민 정의당 의원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받은 양경규·이자스민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등원 인사를 하고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 배진교 원내대표, 심상정·강은미 의원과 함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류호정·이은주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을 승계받은 두 의원은 21대 국회가 끝나는 5월 말까지 4개월 간 정의당 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 남소연


이주민 최초로 국회에 입성했던 이자스민 의원이 8년 만에 국회로 복귀했다. 류호정·이은주 전 의원 탈당으로 이 의원과 함께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양경규 의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4개월. 두 사람은 비록 짧은 임기지만 진보정치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자스민 의원은 1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여린 당 등원 인사 자리에서 "현재 한국에는 250만 이상의 이주민이 있다"며 "국제결혼, 이주노동을 포함해 이주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고 자신의 자리에서 '동료시민'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전히 삶은 녹록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이주노동자 산업재해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부터 이주노동자의 체불임금 총액은 1000억 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들이 기댈 곳은 '착한 사장님'이 아니라 '법적 안전망'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주민 재선' 이자스민 "이민청 공감하지만..."

이자스민 의원은 "이제 대한민국에도 '이주민 정책 주무부처'가 필요한 때"라며 "저는 헌정사상 최초의 이주민 재선 국회의원이다. 250만 이주민을 대표해 '이민사회기본법' 발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초선 의원 당시에도 발의한 이민사회기본법은 '시기상조'라는 평가와 함께 폐기됐지만, 그동안 대한민국은 저출생 국가에서 인구소멸 국가가 됐다"며 "이주민의 삶 역시 나아지지 않았다. 이주민 정책 주무부처 신설은 대한민국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인구소멸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이민청 신설' 방침에 공감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인구소멸 대응차원에 그친다면, 이민청은 또 하나의 '세금 먹는 하마' 가 될 뿐입니다. 이주민의 권리증진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그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할 제정안에는 이주민의 노동권, 참정권 등 기본권 보장을 포함하여, 이주민 정책 전담 부처 신설을 조문에 명시하겠습니다."

이 의원은 또 "정의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통과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총선 결과도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고 노회찬 의원께서 '가장 어려운 길이 옳은 길'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원칙을 지키며 대한민국에 필요한 의제를 던지고 양당 기득권 정치가 외면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나갈 것"이라며 "22대 총선에서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정명하고 진보정치의 역사를 이어나가자. 그 길에 저도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 양경규 의원은 "노동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노동정치를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함께 하는 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위해서 1997년 국민승리21부터 정치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초대 부대표를 거쳐 오늘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정의당이) 어렵다고, 예전 같지 않다고 얘기하지만 노동자 정치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왔던 제가 다시 정의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자신의 임기를 축구경기의 인저리 타임(추가 허용 시간)에 빗댄 심상정 의원의 환영사를 받아 "유독 아시안컵에서 요즘 계속 인저리 타임 내에 골이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고도 얘기했다. 이어 "정의당의 4개월에 골이 터질 것으로 저는 믿고 있다"며 "4개월이 짧다지만 국민들이 쓰실 데가 있어서 4개월을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경규 의원은 앞으로 환경노동위원회, 이자스민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3일 '녹색정의당' 출범, "진보정치가 소멸한다면..."

그럼에도 정의당의 상황은 정말 녹록지 않다. 이날은 정의당이 고육지책으로 준비해온 선거연합정당, '녹색정의당'의 3일 창당대회를 앞두고 정의당 이름으로 마지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여는 날이기도 했다. 여기서 김종대 비대위원은 "유감스럽게도 선거연합정당이 출범하려는 이 시점에 민주당이 권역별 병립형으로 선거제를 개악하기 위한 당원 총투표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위성정당 창당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고 전했다.

그는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든 진보정당 운동 20년의 역사에 최대 위기가 도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진보정당의 역사가 최대 위기를 넘어 소멸로 가게 될 경우에는 우리 사회 서민, 약자들 앞에 서 있을 가치 위주의 진보적인 정당이 한국 정치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가 그래도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립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함이 살아있어야 된다면 새로 출범하는 연합정당에 국민 여러분의 남다른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호소했다.
#이자스민 #양경규 #정의당 #녹색정의당 #2024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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