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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설리스카이워크 운영업체 사용료 미징수... 왜?

운영업체 7900만원 미납... 군 "민간 위탁업체, 기준만으로 관리 어려워"

등록 2024.02.06 11:27수정 2024.02.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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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미조면 대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설리스카이워크가 관광 비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남해군이 위탁운영해온 설리스카이워크는 운영업체로부터 사용료, 즉 위탁수수료를 제대로 징수 받지 못해 '관리부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간업체 관리를 무조건적인 기준과 법만으로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해군은 83억 원(국비 31억 원, 도비 9억3천만 원, 군비 42억7천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높이 36.3m, 길이 79.4m, 폭 4.5m, 캔틸레버 43m의 스카이워크와 높이 10m의 그네, 38면 주차장, 191㎡ 규모의 건축물 등을 갖춘 설리스카이워크를 2020년 8월 9일 준공했다.

이어 군은 A업체와 2020년 12월 2일부터 2023년 12월 2일까지 3년간 연간 사용료 2억1천만 원을 받는 관리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사용료는 매년 분기별로 4회에 걸쳐 납부하는 방식이다.

A업체는 2021년까지 정상적으로 사용료를 납부했지만 2022년부터 체납하기 시작했다. 이에 남해군은 독촉 등 절차를 거쳐 2023년 4월부터 12월까지 1억8700만 원을 징수했으나 현재 7900만 원이 체납돼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설리스카이워크는 지난달 3일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고 핵심시설인 그네도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기간제 인력 2명이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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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이 지난달 3일부터 설리스카이워크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설리스카이워크를 방문한 결과, 카페와 그네는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출입도 제한하고 있다. ⓒ 남해시대


지난달 29일 <남해시대> 취재 결과, 설리스카이워크를 담당하고 있는 남해군 관광진흥과는 매년 사용료 납부를 확인하고 있었고, 부족한 금액이 확인된 이후에는 A업체 책임자에게 납부를 독촉해왔으며, 두 차례 압류예고를 거쳐 예금 등 관련 자산을 압류하기도 했다.

남해군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설리스카이워크를 비롯해 군내 여러 시설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해당 업체가 관광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행정에서 지적과 항의도 해야 하지만 격려와 필요한 부분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가면서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결과적으로 미징수된 금액이 발생했기에 관리부실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지만, 행정에서 방치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대한 업체에게 안내하고 때로는 독촉도 하고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노력했다"고 전했다. A업체는 올해 4월까지 미납한 금액을 납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관광진흥과에 제출했다.


이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로 군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최대한 빠르게 미징수된 사용료도 징수하고, 재정비를 마쳐 보다 나은 설리스카이워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건비 지원 없이 운영 가능한가

A업체와의 계약 종료 이후 남해군은 민간위탁이 아닌 남해군 출연기관 중 하나인 남해관광문화재단(본부장 조영호)에 설리스카이워크 운영권을 위탁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남해군은 담당인력이 그네를 밀어주는 형식으로 설리스카이워크를 운영해왔던 방식에서 기계식으로 자동화할 계획이며, 내·외부 시설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다 색다른 모습으로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해관광문화재단이 설리스카이워크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면, 행정적 지원 없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휴일이 거의 없다시피 운영될 설리스카이워크를 전담할 인력이 최소 1~2명 필요하고 이를 위한 재정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남해군으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고 있는 남해관광문화재단 입장에서는 재정·인력 부분에서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남해군은 올해 본예산에 이와 관련한 예산을 실어놓은 상황도 아니었기에 올해 첫 추경을 통해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남해관광문화재단은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된 경영지원팀을 제외하면, 관광마케팅팀과 미래콘텐츠팀, 바래길문화팀 3개팀으로 운영 중인데, 3년 동안 재단이 자리잡기 위한 고유사업과 각종 공모사업, 크고 작은 행사로 인해 업무가 포화된 상황이다.

더욱이 남해관광문화재단은 수익시설은 아니지만 남해각을 이미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설리스카이워크까지 운영하게 되면 남해관광문화재단 본연의 역할을 벗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남해신문>과 만난 남해관광문화재단 조영호 본부장은 "남해군과 재단이 협의를 거쳐 설리스카이워크를 재단에서 운영하기로 결정한 건 사실"이라며 "추후 재단이 하드웨어적인 시설을 조성하거나, 고정비용을 어느 정도 감당하기 위해, 또 남해군으로 받는 출연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수익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처음으로 수익시설을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재정비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해 잘 운영해보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공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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