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던 세뱃돈.
황은비
인심 후한 우리 이모, 삼촌들의 세뱃돈도 물론 한 몫 했다. 20대 중반임에도 아직 세뱃돈을 받는다는 게 좀 쑥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친척들은 대학 졸업할 때까진 받는 거라며 올해 2월 졸업생인 나까지 챙겨주셨다.
온가족이 게임과 함께하는 이색 명절
이런 훌륭한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가족 행사 진행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종종 보드게임이나 고스톱을 즐기는데, 설날엔 특별히 온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설날 퀴즈대회'를 진행한다.
우선 팀을 4인 1조로 나누고 팀의 합을 보기 위해 두개 선택지 중 고르는 '밸런스 게임'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친척 어른들이 잔머리를 많이 쓰면서(무조건 앞 선택지 고르기 등) 결국 게임은 무효가 됐다. 다음으로 진행한, 예능 프로그램의 인물 퀴즈나 사물 퀴즈는 반응이 무척 좋았다.
특히 늘 말이 적은 편이고, 점잖고 조신하던 둘째 이모가 이모부의 성함을 외치며 열정적으로 게임에 참여하던 모습이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덕분에 가족들 모두가 배를 잡고 웃었다. 이번 여름 휴가 때도 이벤트를 준비해달라고 말씀하시며 큰삼촌은 나를 '여름휴가 이벤트 집행위원장'으로 선정하셨다.
한바탕 웃음꽃이 핀 집안은 이전과 다른 열기로 가득했다. 나의 뿌듯함은 덤! 특히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올해엔 가족사진을 남기자는 의견이 나와서, 온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사진을 찍었다.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맨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앉은 우리 어머님의 밝은 미소를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