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2023년까지 30대 광고주 광고비 집행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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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광고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그룹이 차지하는 비율은 10%가 채 안 되지만
단일 광고주로는 압도적인 1위다. 공식 집계되는 광고 외에도 협찬이나 후원 명목으로 집계되는 유사 광고도 많아 실제로 언론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X파일 사건 때는 삼성이 광고를 줄이니 몇몇 일간신문은 종잇값이 없어 신문을 못 찍을 지경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삼성은 얼굴 없는 기부천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면에 실리지 않고 현금만 오가는 거래도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언론과 자본의 유착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 있다. X파일 사건 때는 '메신저'를 공격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한 신문은 김용철 변호사를 겨냥해 "7년 동안 삼성에서 일하면서 100억 원대의 보수를 받았고 퇴직한 뒤에도 3년이나 월 220만 원씩 챙긴 사람이 하필 지금 '배신의 결론'을 내렸는지를 놓고 많은 말들이 오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충재 전 한국일보 편집국장은
주요 언론사 편집국장을 인터뷰한 논문에서 "삼성은 조그만 기사라도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전화를 해 손질을 부탁했고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노골적으로 섭섭함을 토로하고 신문사에 대한 광고와 협찬 등의 지원액을 들먹이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앞둔 무렵, 장충기 당시 삼성전자 사장 등이 언론에 요청한 기사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매니지먼트를 투기자본과 기업 사냥꾼으로 규정하고 삼성과 엘리엇의 선악 대결 또는 경영권 분쟁인 것처럼 프레임을 잡았다. 둘째, 합병이 무산될 경우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미칠 거라면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했다. 셋째, 합병이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전망을 받아쓰게 했다. 한 신문사 사장에게 편집국장을 해고하지 않으면 광고와 협찬을 줄이거나 끊겠다고 협박한 사실도 있었다.
이재용 무죄 판결 다음 날 동아일보는
<반도체 전쟁속 재판만 107회… 8년간 사법리스크에 경영 발목>(2월 7일 곽도영·변종국 기자)에서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이재용 전체 무죄, 국가 경제만 피해 끼친 반기업 '적폐 몰이'>(2월 6일)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간판 기업을 이렇게 괴롭히고 발목 잡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 일각의 반기업 풍조와 일부 검사들의 비뚤어진 공명심과 수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재용 후계 구도 이슈는 '방 안의 코끼리'처럼 너무 크고 복잡해서 모두가 외면하는 사건이 됐다.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지만, 올해부터 삼성이 다시 광고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재벌개혁'에 집단 침묵으로 일관한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