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특화기업 취업 매칭데이1월 24일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텍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특화기업 취업 매칭데이' 현장 모습
연합뉴스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와 '선취업 후진학' 모델로 사모펀드에 취업했던 A는 이후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거친 후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먼저 취업을 선택한 이유는 대학 졸업장이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노력만큼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진학 여부도 고민했지만, 대졸을 기본으로 취급하는 우리 사회에서 일단 대학은 나오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취업 후 직장을 다니면서 회사라는 조직에 쉽게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A는 "나를 갈아 넣은 시간"이라고 지친 마음을 표현했다. 업무가 힘든 것도 있었지만, 과도하고 불필요한 '사내 정치'로 대표되는 조직 문화가 그를 가장 괴롭게 했다.
그는 "그런 비효율적인 일에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힘들었다"면서 "다시 취업할 때도 관련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좋은 상사들도 많이 만났고, 그들에게 배운 것이 크게 도움이 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선취업 후진학을 선택한 또 다른 친구 B는 여의도 증권사에 들어간 후 계속 근무 중이다. 지금은 평일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대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B 역시 대학 진학 여부를 고민했지만, 너무 당연한 듯 '대학은 어디 다니냐'고 묻는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내가 처음 취업했을 때만 해도 취업 시장이 활발했는데,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취업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회사가 직원을 많이 뽑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경력이 없는 신입보다 '중고 신입'을 많이 뽑는 기조도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변 직원들이나 친구들을 보면, 경력과 무관한 직무로 회사를 옮기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워낙 취업이나 이직이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먼저 취업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냐는 질문에 A와 B는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주변 대학교를 졸업한 친구들 대부분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들은 '넘쳐나는 비정규직, 사라지는 청년일자리' 속에 시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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