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창의도시 가입 위한 적극적 자세 필요"

[인터뷰]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

등록 2024.02.22 15:33수정 2024.02.2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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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도시 가입을 위한 경주시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 ⓒ 바른지역언론연대

 
경북 경주시가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은 지난해 11월 민관추진단 발대식을 시작으로 경주가 창의도시에 가입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제시하고 있다.

그는 경주시가 3년 뒤가 아닌 올해 상반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창의도시 가입추천도시 선정을 목표로 한다면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10여년을 창의도시 가입을 위해 투자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주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 문화의 다양성, 국제도시 간 교류 등을 목표로 하는 창의도시 네트워크이기에 가입을 위해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도전장' 마지막인 이번 기사에서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이 경주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 확신하는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경주시에 주어진 시간 짧아... 신속한 조치 요구"

-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2012년 10월 5일 창립했으며 현재 7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협회는 교육·과학·문화 분야에서 인류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국제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상호 이해와 존중으로 세계평화를 이루자는 유네스코 창설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또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의 이해, 보호, 홍보사업 및 미래 사회 리더 육성을 위한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협회에서는 ▲ 세계유산 관련 사업 ▲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추진 활동 ▲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세계유산과 관련된 사업은 경주를 시작으로 전국에 소재한 세계유산을 답사하고 홍보하고 있으며, 해외 세계유산을 둘러보고 관리 및 홍보 방법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경주시가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공예분야 창의자산 및 창의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민간 단체인 만큼 시민참여 기회 확대를 위한 방안 제시, 성공사례 분석, 창의도시 정책 수립과 이행에 적극 동참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재 육성을 위한 청소년 교육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유네스코 미래학교를 운영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첨단과학 현장을 소개시켜주는 한편, 창의활동 지원 프로그램 운영기관과 연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국내 추천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직면한 과제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국내 추천도시를 5월경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경주시에 주어진 시간은 매우 짧기에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당연하지만 경주시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요구된다.

세부적으로는 조례 제정, 매뉴얼 작성 등과 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필요 예산 수립 및 확보,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노력, 관련 공직자의 의지 강화와 창의지식 습득, 시민 공감대 확산 및 추진동력 유지가 필수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주시청 내 창의도시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업무 연속성을 위해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전환이나 인사이동을 국제도시 가입 시까지 보류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먼저 가입한 이천·진주 눈여겨 봐야"
     
- 국내 추천도시에 선정된다면 국제도시 가입을 위한 전략은?

"만약 올해 전반기 국내 추천도시에 선정된다면 국제도시 가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1년 남짓한 기간이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면밀한 계획 수립이 필수다. 국제도시에 먼저 가입한 도시 중 개인적으로 이천과 진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

이천은 창의도시 네트워크 초창기 세계수준과 많은 격차가 있어 가입 추진에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진주의 경우 국내 경쟁도시에 비해 도시 규모나 창의자산, 창의인재 확보가 열악했다."

- 두 도시에 대해 분석해 본 결과 가입 열쇠는 현장에 있었다.

"이천의 경우 당시 7급 담당 공무원의 열정과 노력이 한몫을 했고 진주의 경우 지역의 리더들이 합심해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 낸 것이다. 두 도시를 비춰보면 경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수립할 수 있다.

먼저 추진 여건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경험 많은 전문용역업체의 역할이 필요한 만큼 용역 진행과정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추진의 또 다른 중요한 축으로 담당 공직자, 전문가, 관련업계 종사자, 관심있는 시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등이 활동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과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특히 민관발대식에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내실있게 운영해 시민 참여동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공예 및 민속예술 창의자산을 적극적으로 발굴·제조·유통의 과정에 진입시켜야 한다. 민간·공공 구분 없이 유휴나 노후시설 등의 공간을 이용한 첼시 마켓과 같은 형태의 무료 상설 공예판매장을 먼저 개설하고, 추후 매장 수요와 판매 인기도에 따라 선별 장벽을 시행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경주 농촌·어촌·산촌·공단·상가의 지역주민이 만든 셀 수 없이 다양한 공예품을 위탁판매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든이가 직접 유래·용도·제작과정을 설명하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공예도시를 구현해 봄직하다. 특히 공예촌과 12월 개관 예정인 신라금속공예관을 비롯한 각종 시설 조성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창의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데 있어 필수적인 각종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은 문화다양성 증진을 위한 국제 연대사업이다. 독특하며 유사 사례가 없는 축제나 행사가 새로운 창의자산 플랫폼의 역할을 하도록 개발·육성돼야 할 것이다.

진주의 사례에서 보듯이 유아·청소년기의 경험이 바탕되지 않은 성인 1인 1예능 사업은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에 경주는 유아 청소년기의 경험이나 기억이 일생을 관통한다는 사실에 입각해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칭 '기초공예(학습)비엔날레' 같은 국내 또는 국제행사를 기획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대외교류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국제유네스코본부를 비롯한 유관조직과 국내외 국제 가입도시와의 교류와 연대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강릉의 경우 국제도시 가입 이전 김해와 음식·공예 분야 협업을 이뤘고 이점이 국제도시 가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유념해야 한다.

특히 창의도시 7개 분야별 전·현 의장도시의 위상이 높은 점도 활용해 2018~2021년 공예분야 의장도시인 이천시를 비롯한 국제도시들과의 교류와 각종 행사 참석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023년 12월 기준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국내예비도시는 경주를 포함해 청주, 밀양, 안동 등 4개 도시이다. 경주를 제외하고 3개 도시는 모두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도시에 선정된 도시이다. 수백억의 예산을 지원받은 도시와의 경쟁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에 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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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는 2018년~2021년 창의도시 ‘공예와 민속예술’의장도시로 국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사진은 본 회의 모습. (사진제공=이천시) ⓒ 바른지역언론연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 궁극적으로 도시발전 전략"

- 경주의 창의도시 가입을 위한 민간의 역할은?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는 경주시를 향해 시민의 참여와 역할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제시해 왔다. 최종 심사단계에서 시민의 문화활동과 참여수준 뿐만 아니라 창의자산 관련 직업교육의 수행 여부도 상당한 배점을 할당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해당 전체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분야, 특정 세대, 가용조직을 중심으로 민간의 역할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2019년 '공예와 민속예술'분야 국제 정회원도시 가입에 성공한 진주시와 실패한 청주시를 비교해 보면 시민역할이 선정에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청주시는 1999년부터 개최한 청주공예비엔날레를 통해 국제 공예도시의 위상을 다져왔으며, 프랑스 유네스코본부에서 시상하는 '유네스코 국제 직지 상'으로 대표되는 유네스코와의 연대와 교류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관주도의 성격이 강하게 비춰지는 한계가 있다.

도시의 규모와 문화자산의 총량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함이 많았던 진주시가 가입에 성공한 첫 번째 요인은 창의도시사업 추진의 진정성에 있었다.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진정성으로 나타난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또 다른 성공사례인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경우에서도 참고할 점이 있다. 국제정회원도시 선정 2년 전인 2010년에 가입추진을 위해 '전주 음식창의도시 시민네트워크'를 출범시켰으며 2012년 가입성공 후 이 조직을 사단법인 형태로 확대해 민간차원의 폭넓은 현장중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추진여건 조성단계의 시민참여조직 구성의 적극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 경주의 국제도시 가입이 실제적 경제효과를 가져오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유네스코의 창의도시 네트워크 사업은 궁극적으로 도시발전 전략이다. 그 도시가 가진 독특한 문화가 근간이 돼 시민의 참여를 이끌고 도시발전과 시민의 삶을 개선해 가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가입 이후에는 수집되고 정비된 문화자산이 산업화, 브랜드화에 성공해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국제도시와의 연대는 물론이고 유튜브제작, 교민행사, 교류도시에 대한 홍보활동에 유네스코 브랜드 파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외 방문객을 획기적으로 유치해 여러 공예·민속예술 관련 산업에 소비력을 유인하고, 숙박·외식·휴식과 공예·민속예술산업의 융복합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주신문에도 실립니다.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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