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4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인구 및 지방소멸위기 지역 지원을 위한 입법공청회와 중앙지방협력회의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 우선순위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경남 합천군과 전남 구례군이 우선사업자로 선정되었고 경북 영양군, 경북 봉화군, 전남 곡성군, 충남 금산군은 예비사업자로 선정되어 2035년부터 순차적으로 양수발전소를 준공할 예정이다.
그중 영양군은 양수발전소 유치에 힘을 썼다. 지난해 10월에는 지자체가 아닌 민간 주도로 구성된 '범군민 유치위원원회'가 '양수발전소 유치염원 범군민 총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때 1만여 명의 군민이 참석했다. 영양군 인구가 1만6천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양군이 양수발전 유치에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양수발전소는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기피되는 시설이다. 물론 지금도 발전소가 설치되는 지역 주민이나 환경 단체에서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양수발전소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유치하기 원하는 시설이 되었다. 영양군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양수발전소 설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양수발전소가 지방 소도시에서 선호시설이 된 이유는 청송군이 교도소를 반기는 이유와 같다.
양수발전소와 같이 규모가 큰 공공시설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 생산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 효과가 있다. 건설되는 과정에서는 건설 인력이 상주하므로 지역 경제 효과가 있다. 건설된 후 상주하는 직원들이 유입되고 내부적으로도 고용 인원이 증가되므로 고용효과가 있다. 또한 상주인구가 늘어나므로 소비도 증대된다. 양수발전소와 연계한 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경주대 산학협력단(2018)의 연구에 따르면 예천양수발전소의 생산 효과는 1조2890억 원, 고용 효과는 6874명, 소득 효과는 2497억 원, 지방세수 효과는 14억 원이다. 예천양수발전소는 현재 국내 최대 800MW 규모이다. 영양군은 이보다 큰 규모의 1GW이므로 더욱 큰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이처럼 지방 소도시가 양수발전소 유치에 힘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양수발전소가 설치되었을 때 환경 파괴보다는 경제 효과라는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방 소도시의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기피시설이 지방소멸의 대응책이라는 사실은 도시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그러나 산촌이 고향이면서 비수도권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같은 종류의 시설일지라도 서울에서는 기피시설이 되고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선호시설이 되어버린다니. 국토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설이긴 한데 어딘가에서는 선호한다는 사실이 과연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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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하나 더!' 지역에서 벌어지는 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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