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중심을 흐르는 과달키비르강옛 항구의 영화를 말해주는 범선이 정박해 있고 강줄기가 대서양 까지 이어진다.
정윤섭
콜럼버스가 지휘하는 세척의 배중 하나인 핀차호의 선원 중 한사람이 1492년 10월 12일 '티에라'(땅) 하고 외쳤다. 그날은 1492년 8월 3일 콜럼버스 일행이 세척의 배를 타고 떠난 이래 자신들이 도착하고자 했던 새로운 땅을 발견한 날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신대륙을 발견한 날이다.
콜럼버스가 찾으러 떠난 곳은 인도였지만 대서양을 건너 새롭게 발견한(?) 땅은 오늘날의 아메리카 대륙 중간쯤에 위치한 바하마 제도의 산살바도르 섬에 도착한 것이다. 당시 콜럼버스는 그들이 상륙한 땅이 신대륙이라는 사실을 알 리 없었고 그저 자신들이 목적했던 인도일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곳에 살았던 원주민들 입장에서는 신대륙일 리 없었지만 서구 유럽의 입장에서는 어쨌든 새로운 땅이었다. 대항해 시대의 서막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것이 동서양의 운명을 뒤바꾸어 세계사의 흐름을 완전히 서구 중심으로 흘러가게 만들 줄 누가 알았을까?
고대 페니키아의 거점 항구 카디스
세비야로 들어오는 입구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카디스는 대서양으로 나아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항구도시다. 기원전 1000년경 멀리 지중해 동부 연안 지금의 레바논 일대에 자리를 잡은 페니키아 인들이 교역을 위해 거점도시로 건설한 곳이라 한다.
고대 페니키아와 그리스, 그리고 로마와 아랍문명, 대항해 시대의 정점에 있었던 항구로 콜럼버스는 카디스 근처에서 두 차례나 신대륙으로 출발했다.
<구약성경> 에스겔 27장에는 페니키아의 교역도시중 하나인 티루스와 스페인이 상품을 사고팔며 무역을 한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페니키아와 무역을 하였던 항구가 카디스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
"너(페니키아)에게는 온갖 물건이 많기 때문에 스페인이 너와 무역을 했다. 그들은 은과 쇠와 주석과 납을 가지고 와서 너의 물품들과 바꾸어 갔다." - 에스겔 27장 12절
또한 <구약성경> 요나서 1장3절에는 요나(선지자)가 여호와의 뜻을 거역하고 스페인 다시스로 도망가려 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요나가 여호와의 낯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 여호와의 낯을 피하여 함께 다시스로 가려고 선가를 주고 배에 올랐더라."
다시스는 스페인에 있었던 고대 항구로 아직까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이곳이 스페인 남부 대서양 연안에 있었다는 것으로 볼 때 카디스라 추측해볼만 하다. 연구자들은 이곳을 안달루시아 남부 타르테소스로 추정하기도 한다. 타르테소스로 추정하는 곳도 카디스와 가까운 곳에 있는 항구다.
요나는 마침 스페인으로 가는 배가 있어 배를 얻어 타고 당시 세상의 끝이라고 여긴 지중해 서쪽으로 가려 하였다. 당시 스페인과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콜럼버스와 이사벨 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