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 수 발표를 보도하는 AP통신
A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 3만 1천 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자국군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러 점령한 지역서 민간인도 수만 명 숨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적국이 사망자 규모를 선전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자국군 손실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주요 외신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하거나 독립 기관들이 사망자 수를 추정해 왔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달 "2023년 한 해에만 우크라이나의 병력 손실이 21만 5천 명"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작년 8월 러시아군 사상자가 30만 명, 우크라이나군 사상자가 20만 명 정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과 그의 거짓말쟁이들이 말하는 30만 명이나 15만 명 사망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죽음 하나하나가 우리에게는 거대한 희생"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는 수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나,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라며 "그들(러시아)이 얼마나 많은 민간인을 죽이거나 추방했는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전쟁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정확한 민간인 사망자 수를 집계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러시아군은 공식적인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23년 1월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6천 명이 조금 넘게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으나 AP통신은 "미국과 영국 관리들의 보고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 지원 예산 촉구 "긍정적 결과 나올 것"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미국 의회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패배할지, 이 전쟁이 더 어려워질지, 얼마나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지는 여러분과 우리의 파트너에게 달려 있다"라며 "미국 의회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라며 "우리의 무기가 강하다면 전쟁에서 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6월 개시한 대반격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에 대해 러시아에 작전이 사전 유출됐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반격 계획은 작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의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반격을 위한 분명한 계획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것은 말할 수 없다"라면서 "정보 유출에 대비해 여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지금은 세계 역사상 중요한 순간"이라며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하면 미국에도 파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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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군 3만1천 명 전사" 첫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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