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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유럽군 파병설, 러 "직접 충돌 불가피" 경고

마크롱 발언에 논란 확산... 서방 국가들 "파병 계획 없어" 손사래

등록 2024.02.28 09:26수정 2024.02.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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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중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서방 일부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국제정세가 들썩이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나토 회원국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벌이면 나토와 러시아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 경우 가능성이 아니라 불가피성을 얘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새로운 요소"라며 "그들은 이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파병설' 불지핀 마크롱 "러시아 패배가 유럽 안보 핵심"

이번 논란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회의'를 주재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으로 불거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뒤 파병설에 대해 "그 내용도 자유롭게 논의됐으나,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라면서도 "러시아의 승리를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라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어 "우리는 러시아의 패배가 유럽 안보의 핵심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과 군수품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서방 국가의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 큰 금기를 깼다"라며 "이는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는 최후의 결전에 강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CNN방송도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가능성은 아직 희박하지만, 만약 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최대 규모 지상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과 전쟁 확산을 우려한 영국, 독일, 스웨덴, 폴란드, 이탈리아,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일부 나토 회원국들은 서둘러 "파병 계획이 없다"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영국은 이미 우크라이나군 훈련에 관여하고 있으나, 대규모 병력을 직접 보낼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위한 결속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영토에 유럽군이나 나토군이 주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강조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병력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라고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제3차 대선을 일으키거나 핵보유국 간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말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의 제안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지뢰 제거 등 참여 가능"... 우크라 '환영'

심기가 불편한 러시아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공세를 퍼붓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브리핑에서 "프랑스는 유럽을 위해 더 합리적이고 안전한 생각을 하려고 머리를 써야 한다"라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위한 연합을 만드는 것도 "자살행위"라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마크롱 대통령은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요실금처럼 말실수를 참지 못하고 반복한다"라고 조롱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해당 발언과 관련해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지뢰 제거나 무기 생산, 사이버 작전 등에 참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임무 중에는 전투 영역을 넘지 않는 선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직접 수행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그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논란을 진화하면서도 여전히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되면서 3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고문은 논평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군국주의 러시아가 유럽에 가하는 위험을 절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환영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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