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현, 명석면사, 명석면사편찬추진위원회, 2000.12. 명석면민 보도연맹원 학살당한 사망자 명단
김영희
필자는 먼저 명석면사(鳴石面史)를 찾아보기 위해서 명석면사무소 찾아갔다. 명석면사 한 권을 받아 1950년 한국전쟁기를 찾아보니 보도연맹원 학살 때 사망한 명석면민 명단(위 사진)이 서술돼 있다. 이것은 아주 고무적이다. 面史(면사)를 근거자료로 백씨 네 분이 진실규명을 받게 됐다.
필자는 면사에 피학살자를 기록한 것을 본 적 없다. 근현대사는 치욕과 배신, 파괴와 분노, 대립과 분열, 허위와 기만, 탄압과 모순, 외압과 고통, 투쟁과 상실, 탐욕과 갈등, 도전과 좌절, 절망과 비극 등이 점철돼 있다. 가까운 시대의 이야기는 왜곡되고 날조되기도 한 역사이므로 기록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전쟁 민간인학살은 완벽한 은폐의 역사다. 근현대사를 담아낸 면사 편집위원장 손태기와 편찬위원회의 용기 있는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위 자료는 진실규명 확정에 명백한 증거자료가 됐다.
"며칠 후 백자야 백우상 아들 집 가보실래예"
4월 15일 필자는 백우상 아들 집 명석면 계원마을 찾아갔다. 집에 들어서니 웬 남자가 있다.
"백우상 아들댁이 아닙니까?"
"맞는데요. 무슨일이요."
불편한 눈치였다. 차림새는 초라한 모습이 그의 삶을 짐작하고도 남아보인다. 당시 백우상은 아들 쌍둥이가 있었는데 바로 그 쌍둥이 중 한 명이었다. 입장이 곤란해 서 있는데 아내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