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예멘 후티 반군 공격으로 홍해에서 선박 첫 침몰

영국 화물선 루비마르호 피격 12일 만에 침몰... 화학비료 싣고 있어 환경 오염 우려

등록 2024.03.03 12:11수정 2024.03.03 12:11
1
원고료로 응원
a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선박이 홍해에서 침몰했다. 해당 선박은 4만 톤이 넘는 비료를 싣고 있어 해양 오염이 예상된다. ⓒ AP통신 보도 갈무리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선박이 홍해에서 침몰했다. 해당 선박은 4만 톤이 넘는 비료를 싣고 있어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

2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지난달 18일 홍해 부근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침수된 화물선 루비마르호가 홍해에서 결국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영국 해군이 운영하는 해사무역기구(UKMTO) 또한 루비마르호의 침몰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 "영국 책임" 주장

벨리즈 선적으로 영국이 소유해 레바논 업체가 운영하는 루비마르호는 지난 2월 18일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중요한 수로인 밥 엘 만데브 해협에서 후티 반군의 대함 탄도 미사일에 피격된 후 선원들은 대피하고 텅 빈 선박은 북쪽으로 표류 중이었다. 이번 침몰은 지난해 11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표적으로 삼은 뒤 첫 번째다.

AP통신은 "이번 침몰로 이 수로를 통과하는 선박의 우회 항로가 늘어나고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이 지역으로의 원조 수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연합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망명 정부도 2일 "루비마르호는 기상 요인과 해상 강풍으로 인해 어젯밤 침몰했다"고 밝혔다. 루비마르호는 공격 후 12일 동안 방치돼 있었지만, 안전한 항구로 예인할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후티 반군의 고위 관리인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는 2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가자지구에 구호 트럭을 허용함으로써 루비마르호를 복구할 기회가 있었다"며 "가자지구의 대량 학살과 포위 공격을 지지했기 때문에 수낙 총리와 영국 정부에 침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양생태계에 혼란 초래할 것"
  
a

4만 톤이 넘는 화학비료를 싣고 있던 루비마르호의 침몰로 해양오염이 예상된다. ⓒ 그린피스 누리집 갈무리

 
한편 4만 톤이 넘는 화학비료를 싣고 있었던 루비마르호의 침몰로 해양 오염이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미군 중부사령부는 X를 통해 "루비마르호가 심각한 손상을 입어 약 29㎞에 이르는 기름띠가 형성됐다"며 "4만 1천 톤이 넘는 비료를 운송 중이었는데 이것이 홍해로 유출될 수 있어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루비마르호의 침몰에 대해 아흐메드 아와드 빈 무바라크 예멘 총리도 자신의 X에 "예멘 영해와 홍해 전역에 환경 재앙이 발생했다"며 "국제 사회가 선박 침몰로 인한 환경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긴급한 조치를 취하고 국제 비상 조직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MENA(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줄리앙 즈라이사티 또한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 이 상황은 심각한 환경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며 "엔진에서 연료유가 추가로 누출될 뿐만 아니라 선박 침몰로 선체가 파손되어 수천 톤의 비료가 물과 접촉할 수 있으며, 이는 홍해로 방출되어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먹이사슬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즈라이시티는 "이러한 혼란은 생태계에 의존하는 다양한 종에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지역의 해양생태계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등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전문 대응팀이 상황을 평가하고 신속하게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 침몰 현장에 즉시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루비마르호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8일에 루비마르호와 함께 작은 선박들이 포착되었으나 어느 용도의 선박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당시 위성 사진에는 루비마르호의 선미가 홍해에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민간 보안업체 앰브리는 "많은 예멘인들이 루비마르호에서 발생한 사고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1일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폭발 피해가 루비마르호에 있었으며 주변에 다른 선박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후티 반군은 홍해와 주변 해역의 선박을 반복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 AP통신은 "한 달이 넘는 미국 주도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후티 반군은 여전히 상당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은 공격이 둔화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후티반군 #예멘 #루비마르호 #선박침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2. 2 [단독] 순방 성과라는 우즈벡 고속철, 이미 8개월 전 구매 결정
  3. 3 해외로 가는 제조업체들... 세계적 한국기업의 뼈아픈 지적
  4. 4 돈 때문에 대치동 학원 강사 된 그녀, 뜻밖의 선택
  5. 5 "모든 권력이 김건희로부터? 엉망진창 대한민국 바로잡을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