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2024.3.17 [공동취재]
연합뉴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에게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했다.
양 후보가 과거 본인 칼럼과 SNS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비유하고, '역겹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진 당 안팎의 공천 취소 요구에 필요하다면 후보 본인의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다.
양문석 후보는 오는 18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비하 표현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22대 총선 후보자 대회' 전 양 후보를 만났다. 양 후보가 먼저 "(김 위원장이) 워낙 저한테 화가 많이 나 계신 것 같다"고 대화를 건네자, 김 위원장은 "하여튼 상황이 이렇게 됐다.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답했다. 특히 "여기서 새로운 게 뭐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16일)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고,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면서 양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 결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박용진·양문석 놓고... 이재명-김부겸 정면충돌 https://omn.kr/27u98).
이러한 주장을 하는 건 김 위원장만이 아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광재 경기 성남시분당갑 후보, 윤건영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표현의 자유", "정치인끼리 비판한 일"(16일 현장 지원 방문 중 발언) 등 양 후보를 감싸고 있다.
"노무현재단 찾아 사과하라고 했다... 재검증 요청한 상황"
양문석 후보는 이날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 유가족과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양문석이 이대로 계속 가야 되는지, 멈춰야 되는지 전당원투표를 통해 당에서 결정한다면 그것 또한 감수하겠다"며 "내일(18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대통령(유가족)을 직접 뵙고 말씀 드릴 것이고 제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본인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제 거취와 관련해선 전당원 투표에 맡길 것까지 각오하고 있다. 많은 분이 제가 물러나야 한다고 하면 물러날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김부겸 위원장도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양문석 후보에게 노무현재단에 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했다. (양 후보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당 안팎의 공천 취소 요구에 대해서는 "제가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좀 지켜보자"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서도 후보들을 향해 언행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각 지역 후보들의 과도한 언행으로 인해 야권에 불리한 지역에서 뛰고 있는 다른 후보들에게 피해가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려운 험지에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이 오셨기 때문에 그분들을 대신해서 부탁드린다. 우리 당의 강세 지역, 우세 지역에 계시는 후보자님들은 특별히 정말로 언어 하나하나 쓰시는 데에도 조금 더 정말 신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주변 지지자들 모여서 열광하고, 선거가 갈수록 국민들도 심판하겠다고 하면 (감정이) '업(UP)'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표현 등에 있어서 쓸데없이 논쟁을 부르거나 국민들의 마음을 좀 불편하게 할 표현을 쓰면 험지에서 고생하는 동지들이 애써 쌓아놓은 것 다 날아간다"라며 "부탁드린다. 심판과 책임, 민주당이 4월 10일 이후 대한민국 공동체의 진정한 책임 일꾼이란 것을 확실히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공천 바로 잡는 노력도 국민 판단할 것"
한편, 과거 막말 논란이 불거진 후보(도태우·장예찬)들에 대한 공천을 취소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번 논란을 직격하면서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공천 결과에서)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잡아나가려는 노력도 공천 과정의 일부"라며 "우리 당의 그런 노력과 민주당이 보이는 노력에 대해 어떤 당이 국민 눈높이에 더 적합한 후보를 내려고 하는지는 국민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우리는) 특히 부적절한 발언이나 막말과 관련해 후보들 10년 전 발언에 대해서도 결단했다"라며 "민주당에서 공천받은 후보들의 막말은 하나하나가 국민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불과 얼마 전에 있었던 발언도 상당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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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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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노무현 비하' 양문석에 "새로 더 나오면 보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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