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 방송장면(3/20) 갈무리
SBS
금세 대화는 SBS 스포츠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로 옮겨갔다. 화제가 되고 있는 팀과 감독 이야기, 선수들의 놀라운 투혼과 실력에 대한 이야기, 어느 팀이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두 팀 다 내 팀 같은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승부가 아니라 모두가 내 팀 같은 경기라니! 이거야말로 선거에 딱 어울리는 얘기 아닌가.
<골때녀>는 2개 팀 조합의 일반적인 형식으로 치르던 올스타전 형식을 바꿔 각 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을 총 망라한 4개 팀을 새롭게 구성해 올스타리그를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울고 웃는 선수들을 보고 있으니 '두 팀 다 내 팀 같은" 스포츠 경기라는 말이 이해가 됐다.
선수들은 상대를 누르고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롭고 즐겁게 축구를 즐기는 더 큰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편'과 '남의 편'의 대결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이 모두 한 팀이 돼야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축구에 대한 진심과 유대감이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여론조사의 함정
경마식보도를 볼 때마다 못내 답답하고 불편한 것이 선명해졌다. 몇 대 몇,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를 읊어대는 보도에서는 절대 알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것들이다. 경마식 보도가 유권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필요한 정보이고 정치에 무관심한 현실에서 그나마 선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항변이 무색하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에 갇힌 경마식 보도가 어떤 관심을 끌고 어떻게 유권자의 선택을 도울 수 있을까? 경마식 보도가 많을수록 유권자들은 선거의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문제 외에도 경마식 보도의 핵심인 여론조사가 유권자의 선택 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짚어봐야 할 문제다.
흔히 선거과정 여론 조사와 관련해 '밴드왜건 효과'가 자주 등장한다. 유행 동조나 편승을 일컫는 말로, 다수의 선택을 무작정 따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선거에서 흔히 나타나는 '우세 후보 쏠림 현상'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여론조사가 표심을 읽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정치의 공간에서 사실상 '플레이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밴드왜건이 가시적이고 직접적인 효과라면 좀 더 은밀하고 간접적인 차원의 영향력도 있다. 프라이밍(priming), 즉 점화 효과인데 먼저 받은 정보가 뒤에 얻은 정보를 처리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적 현상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한번 공표되면 경쟁력 척도로 각인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선거전이 임박해지면 후보들의 세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