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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당한 러시아, 배후 우크라 지목... 우크라 "터무니없다"

사망자만 133명 넘어... 러 "핵심 용의자들 접경지서 체포" 주장, 보복 공격 나설까

등록 2024.03.24 10:29수정 2024.03.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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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미 CNN 방송 ⓒ CNN

 
러시아가 수백 명이 숨지거나 다친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에 우크라이나가 연계됐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기사: 무장 괴한들, 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총격... IS "우리가 했다" https://omn.kr/27y1y)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이번 테러의 핵심 용의자 4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을 포함해 관련자 1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핵심 용의자 4명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고 했다면서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라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기준 확인된 사망자는 133명으로 알려졌다.

러, 미국 경고 무시하고 우크라 의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붙잡힌 것을 언급하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는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있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범죄를 저지른 모든 가해자와 조직,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어렵고 견딜 수 없는 시련을 반복적으로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더욱 강해졌다"라고 강조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테러 조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흔적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라며 "잔혹한 키이우 정권이 테러리스트를 고용했다는 신뢰할 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 당국이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테러에 연루됐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가 자신들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보 당국도 IS 세력이 러시아를 노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러시아 측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한 여성 시민은 AP통신에 "해외 정보기관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왜 (러시아 당국은) 무관심했나"라며 러시아의 구멍 뚫린 안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테러의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하면서 전쟁을 확전시킬 구실로 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 "이번 사건에 어떤 관련도 없어" 반박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박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도 없다"라면서 "러시아 측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고 터무니없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은 성명에서 "모스크바 테러 공격은 전쟁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푸틴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특수부대가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자작극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인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징후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전날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는 인기 밴드의 공연을 앞두고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관객 6000여 명을 향해 자동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최소 두 차례 폭발물이 터지면서 화재가 발생해 큰 인명 피해가 났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라며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유엔과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등 국제사회도 일제히 규탄 성명을 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라며 "이런 끔찍한 범죄로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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