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자료사진)
조정훈
22일 각 당이 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비례대표 후보 명단 중 의외의 인물이 눈에 띈다. 변호사인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이다. 천 위원장은 대구 출신으로 전남 순천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다. 때문에 당연히 순천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공천도 되었다. 그러나 후보 등록 전 개혁신당 비례대표 2번에 이름을 올렸다.
어떻게 된 것인지 듣기 위해 지난 22일 천 위원장과 전화 연결해 비례대표로 옮기게 된 이유, 그가 생각하는 정치 의제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다음은 천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비례 2번에 이름을 올린 이유
- 20일 발표된 개혁신당 비례대표 2번에 이름을 올리셨어요. 원래 지역구로 나가려고 하셨잖아요. 비례대표로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제가 순천에 출마하겠다고 여러 차례 의지를 밝히고 약속도 했었잖아요. 아무리 당의 전략적 차출이 있었다고 하지만 제가 비례대표로 선회하는 것에 대해 저도 고민이 많았고요, 때문에 순천시민들께 굉장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제가 순천 출마를 준비하면서 공천 신청도 했고 또 공천 받기도 했어요. 그런데 당에서 비례대표 공천 하면서 막판에 저를 비례로 차출한 거였거든요. 설령 그런 차출이 있었다고 해도 제가 완강하게 거부했다면 그게 되지 않았을 것인데 저도 비례대표 전환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순천시민들께서 서운하실 수 있고 제가 비판받을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얼마나 고민 하신 거예요?
"빨리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어요. 그러나 굉장히 깊이 고민했죠. 사실 제 입장에서 이번에 순천 출마해서 약속도 지키고 일관성도 지킨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요. 또 다른 후보 캠프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저를 돕겠다고 하시는 우리 지역의 동지들도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때문에 사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는 비례의 앞번호에 정치인 출신이 (있어야) 선거 지원도 할 필요가 있고 선거 이후 당의 중추적인 역할할 필요가 있다고 설득 하셔서 제가 그 요청을 받아들이게 됐죠."
- 출마의 변을 해주세요.
"제가 최근에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지역 소멸입니다. 순천에서 실제로 살아보니까 제 고향인 대구나 부모님이 사시는 경북이나 순천이나 고민이 똑같습니다. 지금 수도권이 아닌 지역들은 쇠락하고 있다는 말이 약할 정도로 소멸하고 있는 게 맞아요. 그래서 저는 만약에 제가 국회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은 정말 지역 소멸을 막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고요. 그 첫 번째 과제로서 저는 지역의 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서 지역 인재들이 계속해서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걸 어떻게든 막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은 물론이고 지역의 중고등학교부터 지역 인재들을 지키고 더 크게 성장시키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일자리가 먼저 아닌가요? 일자리가 없으니까 수도권으로 가는 것 같거든요.
"그 부분도 물론 맞지만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 사실 대학입니다. 대학을 서울로 가게 되면 다시 지역에 내려오는 것이 마치 실패인 것처럼 여겨지거든요. 그러니까 좋은 인재들은 계속 서울로 가고 지역에는 좋은 인재가 남아나기가 어려운 구조로 지금 되어 있습니다."
- 지역에 인프라가 없는 문제도 있잖아요.
"저도 지역의 인프라도 생각 많이 하는데 일회성 토목 건설류의 SOC보다도 꾸준하게 거기서 지식과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사람을 길러내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더 많이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제가 산학연 협력이나 지원을 굉장히 강조하는 것이고요. 두 번째 우리가 지금까지 교통과 관련해서 각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거에만 치중해 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서울 중심으로 되어 있어요.
지금 서울 연결하는 것만 굉장히 잘 돼 있지 사실 경기도 권만 해도 경기의 외곽 도시들을 서로 연결하는 교통편은 굉장히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서울과의 연결성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보면 가로축이죠. 그러니까 서울과 연결하는 세로축 개발뿐만 아니라 가로축으로 서로 비수도권 도시들 사이에서의 연결성도 개선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고 실제로 이미 일정 부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메가서울을 얘기 하잖아요.
"사실 서울은 행정구역을 어떻게 하든 이미 메가 서울입니다. 김포에 사시든 고양에 사시든 구리에 사시든 서울로 출퇴근 많이 하시고 이미 하나의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거든요. 행정구역을 어떻게 하느냐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것보다 부산이나 대구, 광주, 순천, 대전, 세종, 청주 등 각 지역의 거점 도시들에 대해서도 메가시티가 될 수 있도록 간선 교통망이나 생활 인프라, 일자리 같은 부분을 지원하는 게 지금은 더 급선무예요."
- 지역소멸 말고 또 어떤 것에 관심 있나요?
"저출산, 정치 개혁 이슈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 있어서 후진적인 극단적 대립 구도를 완화시키는 정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생각해요."
"국회의원 정수 줄이자는 건 포퓰리즘"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수 줄이자고 얘기하는데.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국회의원들 꼴 보기 싫어서 줄인다면 왜 30명이나 50명만 줄입니까? 차라리 100명 줄여버리든지 아니면 200명 줄이고 100명만 남겨놓죠. 얼만큼 줄이자고 하는 거에 대한 합리적 근거가 전혀 없거든요. 숫자를 줄이게 되면 한 명의 국회의원이 가지는 권한은 오히려 더 늘어납니다. 다양한 인재들이 국회에 들어가기도 더 어려워지고요.
그보다 각 정당의 공천 프로세스가 개혁돼야 돼요. 좋은 사람들이 정말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서 잘 공천되도록 해서 국민들이 봤을 때 터무니없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해요. 지금 보면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도 그렇고 조국혁신당도 그렇고 국민들 눈높이에 안 맞는 인재들을 공천하면서 상대방을 향해서 손가락질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죠. 개혁신당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좋은 후보 공천하면 국민들이 국회의원 숫자 줄이자고 안 하실 거 아니에요. 다짜고짜 숫자 줄이자고 하는 건 오히려 한국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은 어떻게 보셨어요.
"제가 타당의 공천에 대해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결국 과거의 모습에서 더 퇴보하지 않았나 생각 해요. 국민의힘 공천 같은 경우 그게 김건희 특검법을 의식했든 개혁신당을 의식했든 현역 의원들이 뛰쳐나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조용한 공천이라는 명목으로 21대에서 국회의원 했던 분들을 한 번 더 연장해 준 거죠. 근데 문제는 그때 국회의원 된 분들이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못 받거든요. 결국 똑같이 권력에 또 줄 서서 연판장이나 돌리는 분들이 다시 한번 동아줄을 얻는 거고요. 제대로 된 물갈이나 좋은 인재 충원이 되지 않는 형태의 죽은 공천이 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고요.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는 평가하기도 민망한 수준으로 '친명횡재 비명횡사'가 맞죠. 박용진 의원 같은 경우 이재명 대표의 라이벌이기도 하고 또 수박이기도 하니까 굉장히 부당하게 저평가받았죠. 또 서울 강북을 국회의원 후보 정하는데 왜 전 당원 투표를 해요?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터무니 없는 작전 써서라도 반대파는 제거하겠다고 하는 단호한 결의가 느껴지는 비명횡사 공천이었다고 평가합니다."
- 국민의힘 같은 경우 검사 공천이 많을 거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안 많았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거죠. 말씀드렸지만 현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하는 경우 개혁신당으로 이탈한다거나 아니면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몸 사리는 공천 했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신당은 1+1 정당"
- 개혁신당의 얘기해보죠, 개혁신당이 창당할 때만 해도 지지율이 10% 넘었어요. 그러나 최근 나온 여론조사는 3~6%예요. 새로운미래와 합쳤다 갈라지는 과정에서 지지율 이탈한 게 회복 안 되는데.
"저희도 이낙연 대표 쪽과 통합 했다가 결별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가진 개혁성이나 젊은 정당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잃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선거 기간이지만 저희가 앞으로 꾸준히 개혁적인 메시지를 내고 또 나아가서 선명한 야당으로서 선명한 야당임과 동시에 비판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그래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고 정책적 대안 제시하는 정당이니 대한민국 국회에는 꼭 개혁신당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을 국민들께 꾸준히 설득해 나갈 생각입니다."
- 지난번 인터뷰 때 국민의힘 현역 가운데 올 사람 있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국힘 현역은 없잖아요. 국힘 공천으로 인한 건가요?
"국민의힘 공천이 현역들에게 단수 공천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경선 기회라도 많이 부여했기 때문에 이탈하려고 했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분위기를 보고 이탈하지 않게 된 것이 많았고요. 그리고 또 동시에 저희 개혁신당 지지율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다소 침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려고 했던 분들도 또 생각을 바꾼 경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 개혁신당도 비례 공천에 대한 잡음이 나온 것 같은데 해결된 건가요?
"지금은 해결이 됐습니다. 아무래도 비례대표 공천이 발표되면 모두가 만족하기는 어렵습니다. 각자 생각들이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일부 투닥투닥하기는 했습니다만 하루 만에 그래도 불만들이나 분란들이 다 정리가 돼서 지금은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 개혁신당의 목표가 있을까요?
"당선자나 득표율은 당연히 다다익선이겠죠. 대표적으로는 이준석 대표가 꼭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낭보를 전해주길 바라고 있고요. 그리고 비례와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이 최대한 당선돼야 되겠지만 우리 또 지지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 이기인 대변인이 6번에 포진돼 있습니다. 이기인 대변인을 넘어 (다른 후보들도) 당선될 정도로 많은 국민들께서 개혁신당 기대와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지금 현안 중 하나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사건이에요.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로 출국하면서 다시 불거졌잖아요. 이종섭 대사가 어제(21일) 귀국했는데 이거면 될까요?
"안 온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미 언론을 피해서 억지스럽게 출국금지 해제하고 출국 서 호주 대사가 아니라 '도주 대사'라는 얘기가 나온 순간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고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조금만 여유 있으면 국민 눈치 안 보고 터무니 없는 행태를 보인다고 하는 걸 다시 한번 연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고요. 안 돌아온 것보다는 낫겠지만 돌아왔다고 해서 잃어버린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