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위기의 민주노총, 초심으로 돌아가자"

민주노총 대전본부 권영길 초청 강연회 열어

등록 2024.03.25 17:31수정 2024.03.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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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전본부는 3월 21일 전 국회의원인 권영길 지도위원(민주노총)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 강승혁

 

지난 3월 21일 오후 6시 30분,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본부장 김율현)는 권영길 지도위원(민주노총/전 국회의원)을 초청해 '4·10 총선과 노동진보정치'란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권영길의 이날 강연은 1월 30일 전국민주일반노조 강연. 2월 20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연에 이어 2024년에 열리는 세 번째 강연이다.

권영길 지도위원은 강연에서 "저는 민주노총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본다"면서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우리 내부의 분열, 정파 대립이라고 하는데 저는 정파 대립보다는 패권 놀음이다, 파벌이다, 내부의 분열, 그다음에 윤석열의 민주노총 죽이기, 그다음에 노동자 중심이 되어야 하는 진보정당의 쇠퇴라고 했는데 사실은 몰락이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어우러져서 민주노총이 거의 바닥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권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이 해야 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한 나라에 있어서 (비유하자면) 노동조합의 총연맹은 국가 운영의 주체다. 실제로 국가를 움직이는 중심 직위로는 대통령이 있고 대통령과 버금가는 사람이 노동조합 총연맹위원장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대통령과 버금가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고 그렇게 될 때 그 노동조합 총연맹이 제대로 된 총연맹"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통령과 노조 총연맹위원장이 만나서 국사를 논의하는 프랑스와 2년 또는 4년마다 개최되는 4일간의 노총 대의원대회를 제1 TV가 하루 종일 중계하는 독일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고 그러는데 '윤 대통령만 자리에서 내려오면 우리가 이제 만세 불러도 되겠구나'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세력의 행동대장에 불과하다. 그 뒤에 어마어마한 세력이 있다. 그 뒤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세력이 민주노총을 죽이려고 하는데, 그 보이지 않는 세력이 신자유주의 세력"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초국적 자본과 한국에 있는 친미 세력, 친일 세력 이게 모여 윤석열 대통령을 내세워서 민주노총을 죽이려고 하는 거"라며 "그것이 조선일보의 민주노총 공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2021년부터 조선일보가 내건 슬로건이 '민주노총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였다. 이렇게 끊임없이 공격한다"고 말했다. 


권 지도위원은 며칠 전 벌어진 서울교통공사의 타임오프제 관련 노조 간부 34명 파면 및 해임, 최근에 일어난 KBS의 단체협약상 임명 동의 대상인 5개 부서 국장의 노조 동의 없는 임명을 예로 들며 현 정부가 민주노총 죽이기에 나서고 있음을 설명했다. 또한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의 쇠퇴를 말하기도 하고 반토막 난 전교조의 현 실태와 힌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변경한 11만 명 조합원의 교사노조를 사례로 들며 파벌과 정파 다툼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 실질적으로 누가 제 역할을 해야 하냐? 진보정당이 해야 하는 거"라면서 "진보정당이 제대로 해야 하는데 진보정당이 쇠퇴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은 다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하자는 거다. 이 일 외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총이 위기에 처해 있고 진보정당도 그렇다면 길은 하나밖에 없다. 다시 시작하는 것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처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자,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지도위원은 노동을 대체하는 AI 인공지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민주노총 윤석열 정권의 죽이기 (대응) 이것도 급하지만, 실제 우리가 새로운 진보정당을 반드시 시급히 만들어야 할 절실한 이유는 AI가 인간을 지배해 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몇 년 전에 알파고가 이세돌 바둑 9단에게 이겼는데 그때하고는 지금 게임이 안 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못 이긴다 하는 것은 이미 판명이 다 나 있다. 그리고 상용화 돼 가고 있는 것을 뻔히 보고만 있을 거냐. 민주노총 조합원 여러분들이 일어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여든넷이니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다. 나 죽기 전에 진보정당의 당적을 가졌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은 무당적자이다. 민주노동당이 4개로 갈라졌는데 제가 이 당 가겠냐? 저 당 가겠냐? 저는 못 간다. 민주노동당의 초대 대표이던 저는 못 간다"고 밝혔다. 그러며 "어떤 동지는 1997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대통령은 되지 않지만 정말로 모든 걸 쏟아부었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노동자 정당을 만들어서 무엇을 할 것이냐. 바로 모두가 평등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거 아닌가? 민주노총은 그걸 위해서 만들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만들었다. 그 민주노총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 총선 이후에 제가 할 거"라고 밝혔다.

권 위원은 "총선 이후에 민주노총 조합원들, 동지들에게 호소한다.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서 새로운 진보정당 시대가 요구하는 진보정당, AI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의 진보정당, 윤석열이 죽이려고 하는 민주노총을 살리는 진보정당, 평등 세상 평화 통일을 만드는 진보정당을 만들자"고 외치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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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초청 강연회 권영길 초청 강연회가 열린 민주노총 대전본부 2층 교육장 ⓒ 강승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권영길 #민주노총대전본부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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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활동가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에 노동·통일 관련 기사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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