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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김여정 담화, 한미일 분열 의도... 일본 흔들기"

기시다 "결정된 것 없지만 북일 정상회담은 중요"

등록 2024.03.26 15:48수정 2024.03.2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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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상회담을 언급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보도하는 일본 NHK ⓒ NHK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북일 정상회담 제의를 했다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대해 일본 매체는 한미일 협력을 흔들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경계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 26일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실현에 거듭해서 의욕을 보였다"라며 "김 부부장의 담화는 기시다 총리의 방북 의향이 북한 측에 꾸준히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일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생각도 있는 것 같다"라며 "일본 정부 내에서는 북한의 의도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다 해결됐다는 기존 입장을 무너트리지 않으면서 일본 측에 양보를 압박했다"라며 "만약 회담이 열리더라도 납치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일본에서 강한 비판 여론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양측이 정말로 갈등을 극복하고 관계 진전을 바란다면 정상회담 추진을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밝힐 리가 없다"라며 "회담이 열리려면 서로 양보하고 치열한 협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대화 모색하는 북한... 일본이 다리 역할?

<지지통신>도 "안보 등 여러 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미일 관계를 흔들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일본에 대한 흔들기라는 견해가 있다"라며 "북한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명시했고, 미국과의 협상도 길이 막힌 상태"라며 "일본과의 관계만이라도 개선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북한이 일본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다리 역할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전하면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북한은 그 전에 미국과의 협상 재개 기회를 모색하려는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김정은 위원장 동생인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이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라고 밝혔다.

다만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저녁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상대가 있는 이야기이며,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라면서도 "북한과 모든 현안을 해결하려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NHK는 "김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에 관한 담화를 낸 것은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라며 "일본으로서는 북한 측의 의도나 태도를 분석하면서 앞으로도 정상회담 실현을 계속 모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북한, 인기 떨어진 기시다 이용해 양보 끌어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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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대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발언을 보도하는 일본 NHK ⓒ NHK

 
그러나 북한이 납치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 박은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례 회견에서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북한 측 주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북일평양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됐고, 이 가운데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다며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12명 중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납치한 적이 없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부부장의 담화는 정권 기반이 약해지고 있는 일본의 국내 사정을 꿰뚫어 보고 납치 문제에서 일본의 대폭적인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지율이 10~20%대로 추락하면서 정권이 위기에 몰린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을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일관계 #기시다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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