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에 어린 해송 묘목을 식재한 삼척 맹방해변, 우측으로는 울창한 송림이 조성되어 있다(2024/11/15)
진재중
강원도 동해안 해안가에 연안 재해 방지용으로 심어진 해송이 해안 침식과 산불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성, 양양, 동해, 삼척 등 동해안 주요 지역에서는 해안 방재를 목적으로 해송이 곳곳에 식재되고 있다.
해송은 바닷바람과 염분에 강한 바닷가 소나무로, 짧고 억센 잎과 흑갈색 껍질이 특징이다. 동해안 해안가 논과 밭 앞에는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해송이 식재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기자는 강원도 곳곳의 해송 실태를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현장 취재했다.
산에도 바닷가에도 '소나무'
한때 수려한 해변으로 유명했던 삼척시 맹방해변은 점점 과거의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해송과 염생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해변이었다. 그러나 최근 화력발전소 건설 이후 심각한 연안 침식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 15일 오후 찾아간 해안가. 어린 해송이 심어져 있고, 그 가운데엔 비스듬히 서 있는 수영 금지 팻말이 무기력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강원특별자치도가 2023년 맹방해변의 연안 침식을 막기 위해 약 1300그루의 해송을 심은 곳. 하지만 해안선에서 약 20m 떨어진 곳에 심어진 어린 해송들은 큰 파도가 칠 때마다 바닷물에 잠길 위험에 놓였다. 방문객 김광문(72)씨의 말이다.
"길 건너에 해송보호 군락지가 있는데, 왜 굳이 모래 해변에 소나무를 심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심었으면 관리를 잘해야지 모래 위에 버려둔 것 같아요. 공사로 인한 해안침식도 문제지만 보여주기식으로 식재된 해송이 더 큰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