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협동조합 설명회
김용만
앞서 소개해 드린 것과 같이 현재 우탕협의 강성민 이사장은 김해금곡고 1기 졸업생입니다. 본인의 미래 뿐 아니라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하며 경험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직접 방송을 준비하고 진행하신 학부모님(린다 박)과도 인터뷰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무엇인가요?
"빈티지 의류 방송의 취지는 실패의 경험입니다. 빨리 실패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길이 아니라면 다른 길을 다시 찾아 걸어야죠. 우탕협의 씨앗자금을 만드는 것도 목표였습니다."
- 이번 빈티지 의류 판매를 진행하시며 인상적인 면이 있었다면요?
"일부러 자연스럽게 방송 현장을 노출해서 김해금곡고 학생들이 보게끔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차 판매는 학교에서 진행했습니다. 딱 적중했습니다. 아이들이 앞에서, 옆에서 흥미롭게 보더군요. '이러면 됐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무언가를 꿈꾸어 보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아닌 부모들도 같이 노력한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 우탕협 협동조합원은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으실까요?
"저 자신의 성장입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정작 제 자신의 성장엔 무관심했었어요. 온통 관심의 대상이 아이였는데 조합원으로서 제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결국은 저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이에게도 자극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우탕협의 앞으로 방향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실패를 많이 하는 게 방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탕협은 해보고 싶은 꿈의 실현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 몸으로 경험하고 부딪치고 실패해 보고, 그렇지만 공동체의 힘으로 다시 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거죠."
- 고등학생 학부모들은 모두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으십니다. 불안해하실 부모님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많은 부모님은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시지만, 아이들만큼 본인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부모의 뜻대로, 목표대로 아이를 만들어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인생이 제 인생은 아니잖아요. 특히, 남들 보는 시선 때문에 틀 안에 가두는 학원 순례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안교육 현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아이를 보니 사고의 깊이와 내적 성장이 느껴집니다.
아이 인생에서 주체는 아이 자신입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학부모는 제발 뒤에서 응원과 격려만 해주는 존재가 되길 바라요. 부모도 그렇게 할 수 있게 노력해야죠. 왜 아이에게만 요구하나요? 아이는 과연 부모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요? 좋은 대학을 나오면 인생이 꽃길로 이어질까요? 정작 아이는 그때그때 주어지는 상황에 결정도 못 하고 스스로 일어설 힘이 없어요. 그 대가는 부모도 책임지게 될 겁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아이들에게만 공부를 강요하고 좋은 학교 가길 바라지 말고 부모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 해보는 부모 역할에 대해 사회적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인 제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학교 성적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소중한 내 아이가 성적, 숫자만으로 결정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내가 잡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때론 놓치기도 하고 못 잡는 날도 있지만 그것이 인생이니까요."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만큼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김해금곡고의 도전이 대단해 보이면서도 축하받아야 할 청년의 사회 첫걸음 해결을 위해 단위 학교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현실적으로 고등학교에서 대학 진학이나 취업 외 다른 길을 고민하고 실천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김해금곡고등학교 '우탕협'의 앞날은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실패를 당연한 것으로, 과정으로 여기며 묵묵히 한 걸음씩 옮기고 있습니다. 적어도 걱정만 하는 것보다는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며 용기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우탕협의 행보를 관심 가지고 지켜보려 합니다. 이 도전이 김해금곡고만의 활동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힘을 기르는 학교, 본인 삶의 주체로 건강하게 스스로 서는 학생을 기르기 위해 애쓰는 김해금곡고 우탕탕탕협동조합에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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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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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협동조합의 실패와 도전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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