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TV 모니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담화 발표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유성호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를 아흐레 앞두고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약 50분 동안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만 고수했을 뿐, 전혀 달라지지 않은 그의 태도를 두고 야권은 "전파 낭비"라는 혹평을 쏟아냈다. 선거 개입 논란도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일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후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통해 의료대란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으나, 역시 마이동풍(馬耳東風) 정권임을 확인시켜주는 담화였다"고 논평을 냈다. 그는 "기자들이 참석하지도 못하고, 질문도 없이, 새로운 내용도 없이 기존의 일방적 주장만 한 시간 가깝게 전달하는 오늘 담화는 '윤석열 불통정권'의 모습 그대로"라며 "윤 대통령은 여전히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신 대변인은 "의사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 그리고 대통령과 정부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며 "하지만 지금의 정부는 의료대란을 더욱 조장하고, 의료계를 악마화하면서 환자와의 불신을, 그리고 갈등을 불러일으키더니 이제는 환자와 의료현장의 아우성도 외면한 채 국민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대한 고집과 집착을 버려야 한다"며 "기존 질서를 뒤집으면서까지 혼란을 초래하는 정부, 선거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아예 "윤 대통령이 소중한 국민의 자산인 전파를 낭비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KBS 등 공중파 3사, 보도전문채널 등이 50분 넘도록 윤 대통령의 담화를 방송해야 했다"며 "넋두리에 가깝다.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의정 갈등을 풀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관철시키는 데에 진심이라는 점은 알겠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왜 이 문제가 몇 달째 지속되는지 의사단체의 문제를 국민께 고자질하는 게 아니라,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 제시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라고 국민들이 권력을 위임한 겁니다. 민심을 모르고, 윽박지르는 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아무리 봐도 통치능력이 없다"며 "지금 의대증원 문제를 가지고 또 누군가에게 총구를 돌리고 공격을 할 시기가 아니라 물가관리에 실패한 것에 반성하고, 어떻게 해야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얘기했어야 한다"고 개탄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담화에서 '정치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문제를 악화시키는 정치'라며 "의사 소득 운운하며 입장만 고수하기 전에 국민들이 고통받는 현실부터 좀 돌아보시라"고 일갈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금 의료 현장은 1분이 아쉬울 만큼 다급하다"며 "윤 대통령이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의료계에 책임을 떠넘길 만큼 한가하지 않다. 정부와 의료계가 당장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나순자 녹색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참여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의사들은 즉시 현장에 복귀해 국민 의견을 따라야 한다.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이 사태를 끝낼 생각인가"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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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변화' 없던 윤 대통령의 50분... "전파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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