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허하라

등록 2024.04.05 10:10수정 2024.04.05 10:10
1
원고료로 응원
봄꽃 만발한 사월이다. 시민들은 저마다 소소한 행복을 꿈꾼다.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지금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싶다. 누구에게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누구도 시민들의 행복을 침해하거나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시민들이여 행복하시라.

어느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에서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활동해야 한다. 아시다시피 민주사회에서는 국회의원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그들이 바로 시민들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 제정과 개정의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민들을 위하고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은 남다른 민주의식과 정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시민들이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엄격한 기준과 자질을 따지는 이유이다. 

시민이면 누구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하고, 또 정치적 활동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 민주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은 정치적 금치산자들이 있다. 바로 공무원과 교원들이다. 굳이 정치 선진국이 아니더라도 세계 대다수 나라는 공무원과 교원들의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심지어 유럽 국가에서는 공무원과 교원 출신이 상당수 의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교원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고 국민의 의식과 수준 또한 많이 향상됨으로써 22대 국회에 거는 교원들의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박탈당한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되찾고자 하는 50만 교원들의 열망이 간절하다. 

교원에게는 국회의원 총선은 물론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까지 당일 투표를 제외한 모든 정치적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교사는 정당에 가입할 자유도, 후보자를 뽑는 국민경선에도 참여할 수 없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위해 정치후원금도 기부할 수 없고, 지지하는 정치인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지 못한다.


교사는 그 직을 면하지 않고는 어떤 선거에도 후보로 나설 수 없다. 심지어 교사의 교육활동과 교육정책에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교육감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고 교육감 후보의 교육정책 공약에도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 나의 근무여건을 결정하고 학교의 교육방향과 정책을 책임질 교육감후보에게도 지지 선언을 할 수 없다. 

물론 선거와 관련한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금치산자인 것이다. 

오죽하면 일부에서는 '교원은 정치적 천민'이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한다. 정치 활동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교원을 두고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 말하는 불가촉천민인 달리트에도 들지 못한다며 일컫는 말이다. 적어도 대의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국가에서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하는 대상인 학생들보다 못한 존재가 된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기본권 박탈은 공무원에게도 해당된다. 진즉부터 공무원들의 정치권 기본권을 요구해왔으나, 오히려 공무원법 위반으로 수십명이 징계를 받아왔다. 이에 비해 대학의 교수는 앞에서 말한 모든 정치적 불평등에서 자유롭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애매한 명제에 묻혀 정치에서만큼 항상 주변인으로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공무원과 교원들은 정치적 소외자로 민주시민의 권리를 박탈당해왔다.

학생들에게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을 이룩하게 한다는 교육이념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먼저 민주주의의 온전한 전당과 산실이 되어야 한다. 교육을 개혁하여 학교를 민주주의의 전당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50만 교원에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무원들의 정치기본권도 마찬가지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법부터 만들어라.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에게 요청한다. 진정한 민주시민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살피고 법 개정 또는 제정할 것을 강력히 바란다.
 
a

ⓒ 완도신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김남철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입니다.
#완도신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완도신문은 1990년 9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참 언론을 갈망하는 군민들의 뜻을 모아 창간했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는 사훈을 창간정신으로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의 길을 걷고 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