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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청년세대가 입시에 매몰돼 조국 비판?

<조국은 나쁘다? 대입제도로만 세상 보는 청년들, 슬프다> 기사에 대한 반박

등록 2024.04.05 13:52수정 2024.04.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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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회권 선진국, 제7공화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총선을 앞두고 조국이 돌아왔다. 조국의 강을 건너니 마니했던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의 인기는 불과 선거를 몇 주 앞두고 창당한 비례정당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이런 조국혁신당의 인기에 일부 언론은 세대론을 강조했다. 40·50세대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확연히 높은 반면 청년세대의 지지율은 확연히 낮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오마이뉴스>에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바로 조국혁신당을 비판적으로 보는 청년들에 대한 기사다(관련기사: "조국은 나쁘다? 대입제도로만 세상 보는 청년들, 슬프다").

비도덕적 인물 비판하는 게 그리 잘못인가

기사는 "20대 청년들은 오로지 대입 제도만으로 세상을 이해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20대 청년 당사자로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30%에 가까운 청년들이 대학을 입학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특정 세대가 특정 제도로만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다분히 몰이해적 관점이다.

이어 기사는 청년 세대의 낮은 지지율을 두고 "당시 아이들은 조국 하면 '내로남불'과 '아빠 찬스'라는 단어만 떠올렸다. 앞에선 깨끗한 척하더니 뒤에선 범죄를 저질러 온 표리부동한 자로 여기는 거다"라며 "그들에게 조국은 그냥 '나쁜 사람'이다"라고 했다.

또한 기사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막는 유일한 방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검찰의 내로남불 행태를 반성하고 되돌리는 것뿐"이라고 했다. 필자도 동의하는 바다. 정부·여당과 검찰이 그토록 조국의 '내로남불'을 비판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그보다 더한 수준의 내로남불을 자행하는 지점이 바로 조국을 정치적으로 부활시키는 발화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정부·여당과 검찰의 내로남불이 잘못이라면 조국의 내로남불 또한 잘못이다. 그런데 기사는 조국의 내로남불을 비판하는 청년들에게 조국은 "그냥 '나쁜 사람'이다"라며 마치 조국 비판이 정당하지 않다는 식으로 말한다.  

현재 20대의 대통령 비판 여론은 절반을 넘어서고 긍정 여론은 세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시에 조국을 향한 비판 여론도 가장 높다. 그렇다면 청년 세대가 내로남불이라는 위선을 중요히 여긴다고 봐야지, 단순히 입시에 매몰된 관점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이어 기사는 "'나쁜 사람'이 버젓이 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을 창당하는 것부터 그들에겐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로 치부된다"라며 "그들 중에는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기성세대를 향해 비도덕적이고 맹목적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낙인 효과는 그토록 무섭다"라고도 덧붙인다.

정말로 조국을 향한 청년세대의 '나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낙인 효과'의 발로인가. 지난 2월 8일 조국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조국이 유죄로 판결받은 혐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자녀의 입시를 위해 허위 인턴십 확인서와 체험활동 확인서를 제출해 대학의 입학 업무를 방해한 혐의 ▲자녀의 온라인 시험을 도와줘 대학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 ▲ 자녀의 장학금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유재수 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이러한 혐의들에 대해 1심과 2심은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조국의 잘못은 단지 입시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입시 문제에 한정하더라도 관련해 2심의 판결을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 A와 B는 O의 H대 의전원 입시서류가 제출되기 바로 전날인 2013. 6. 16.(일) 함께 자택에 머물면서 피고인 A는 강사휴게실 PC 2호, B는 강사휴게실 PC 1호를 각자 사용하여 O의 자기소개서와 첨부서류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함께 수정하는 등 위 문서들을 공동으로 생성하였다.

피고인 A가 O에 관한 J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IR 인턴 관련 2009. 10. 1.자 인턴십 확인서 및 실습수료증, 2009. 8. 1.자 인턴십 확인서 및 실습수료증도 모두 작성하였는 바, O의 7대 허위 경력 중 일부에 피고인 A가 직접 관여하기도 하였고, 피고인 A가 위 O의 허위 경력들을 만들기 위해 B와 역할을 분담하였다.
 
피고인 A는 조국이고 B는 부인 정경심씨, O는 자녀 조민씨다. H대는 서울대고 J센터는 공익인권법센터, IR 인턴은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이다.

이처럼 법원에 따르면 조국 부부는 자녀의 입시를 위해 위조 문서를 생성했다. 그렇기에 조국은 ▲업무방해 ▲위조공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은 것이다.

이래도 조국을 향한 청년세대의 비판이 "낙인 효과"때문인가. 그 자신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인 조국은 자녀의 입시를 위해 허위 문서, 위조 문서를 만들어 놓고, 포괄적으로는 사과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한 적은 없다. 2심 재판부는 "범죄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는 진지한 반성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비도덕적"이라고 보는 것이 그리 잘못된 것이고 대입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인가.

자녀 입시 위해 범죄 저지른 인물 지지, 그게 반성인가 

결론부에서 기사는 청년세대의 조국 비판은 결국 그들이 입시에만 매몰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분석은 나아가 현재의 '입시 지옥'을 만든 공범으로서 해당 기사를 쓴 기자를 포함해 교사들부터 반성하자는 얘기로 끝맺는다.

그런데 '입시 지옥'의 공범으로서 교사들부터 반성해야 한다면, 자녀의 입시를 위해 범죄를 저지른 조국은 "대입에 매몰된 우리 교육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야말로 명징하게 보여주는 인물 아닌가. 대체 입시에 매몰된 인물이 누구인가. 또한 교사로서 입시 지옥에 일조한 것에 반성해야 한다면서 자녀 입시를 위해 범죄를 저지른 인물을 지지하는 것이 과연 반성하는 모습인지도 의문이다.

기사는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은 우리 국민의 가슴 속 측은지심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물론 조국과 그의 가족들을 향한 언론과 검찰의 태도는 다분히 반인권적이었고 충분히 비판받아야 할 지점이다.

하지만 이는 언론과 검찰의 구조적 문제를 뜯어고쳐야 할 사안이지, 특정 인물을 향한 지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우리 국민이 측은지심으로 바라보아야 할 인물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대입제도로만 세상을 보는 게 슬프다면, 필자는 조국에 측은지심을 갖는 교사들이 슬프다.
#조국 #조국혁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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