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이전 하중도에서 확인한 멸종위기 맹금류 3종
이경호
멸종위기종 자취 감춰... 민물가마우지 민원 급증
민물가마우지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4대강의 호수화와 무관하지 않다. 깊은 곳을 선호하는 민물가마우지에게 4대강사업은 천혜의 환경을 만들어 줬다. 특정 종의 급증은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민물가마우지 집단번식지가 늘어나면서 양식장과 내수면어업에 피해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환경부는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조수로 지정해 사살, 간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지만, 다시 흐르는 강으로 만들지 않는 한 이는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볼 수 없다.
세종보 담수로 사라진 대표적인 새인 큰고니, 큰기러기는 국내 멸종위기종이다. 황오리와 쇠기러기도 세종보 담수로 갈 곳을 잃었었다. 1m 내의 수심에서 자맥질하며 먹이를 찾고 하중도의 모래와 자갈에서 휴식을 취하는 종이다. 이들에게 담수는 죽음의 강을 의미했다. 그 뒤 큰고니와 황오리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그야말로 침묵의 강이 되어버린 셈이다.
2017년 11월, 5년간 닫혔던 세종보가 다시 열리기 시작하자 썩은 강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강바닥에 쌓인 시궁창 펄이 드러나면서 악취가 진동했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민원도 매우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와 세종시가 긴급회의를 하기도 했는데, 이런 대책을 무색하게 한 것은 자연이었다.
햇빛과 산소가 드러난 펄에 공급되면서 영양분이 많은 흙으로 변했다. 악취도 사라졌다. 여기에 한여름의 장맛비로 일부 펄이 씻겨나갔다. 모래와 자갈이 다시 쌓이자, 초록 식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하천지형이 다양해지자 얕은 수심에서 사는 새들의 귀환이 시작됐다.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가 자갈밭에 알을 낳고 꼬마물떼새가 하중도 모래톱에 대규모로 번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