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4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후 예루살렘 상공에 물체가 보이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공습을 전격 감행했다.
이스라엘군 다니엘 하가리 수석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각) "이란이 이스라엘에 200기가 넘는 무인기를 쐈다"라며 "이스라엘 전투기와 함정들이 이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췄다"라고 처음으로 공급 사실을 발표했다.
곧이어 이란 혁명수비대(IRGC)도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점령지와 진지를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이스라엘 영토 내부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당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 등 7명이 숨지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선언한 지 12일 만이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이란의 위협은 '진짜'이자 실행가능하고, 확실히 믿을만하다"라고 경고했고, 이스라엘은 오는 15일까지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1천 명 이상의 대중 집회를 금지하는 등 대비에 돌입했다.
자국 영사관 폭격에 보복 감행... '진실의 약속 작전' 명명
현지 매체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폭탄을 실은 드론 100기 이상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방송은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드론 400∼500여 기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1979년 혁명으로 이란의 이슬람 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공격은 처음이라고 전했고, CNN방송도 "가뜩이나 고조되고 있는 중동 긴장을 새로운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은 이번 공습을 한 '진실의 약속 작전'으로 명명했다. 모하마드 레자 가라에시 아시타니 이란 국방장관은 "이란 공격을 돕기 위해 이스라엘에 영토나 영공을 개방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의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지원하는 이슬람권 '저항의 축' 무장세력도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레바논 남부에 근거지가 있는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공습에 맞춰 골란고원에 배치된 이스라엘 방공 진지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후티 반군도 드론을 여러 대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국경 밖에서 대부분 요격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일부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타격해 소녀 1명이 다치고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군기지가 가벼운 손상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NSC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철통같다"라며 "미국은 이스라엘 국민과 함께 할 것이고 이란의 위협에 맞서는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울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드론 일부를 격추하기도 했다.
곧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공습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도울 것이며, 이란의 공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이스라엘 도울 것"... 이란 "미국, 개입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