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0 총선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서천호 전 국정원 차장
서천호 페이스북 갈무리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또 있습니다. 2023년 5월 23일 형이 확정되면서 서 전 차장은 22대 국회의원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9월에 돌연 경남 사천 지인에게 2억 2천을 빌려 2억 5천만원짜리 주택을 구입합니다. 이후 서 전 차장은 지역 행사에 참석하는 등 마치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입니다.
서천호 전 국정원 차장은 출마를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2024년 2월 3일 국민의힘에 비공개 공천을 신청합니다. 나흘 뒤인 2월 7일 서 전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22대 총선 출마가 가능해졌고 2월 28일에는 사천시·남해·하동 지역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이 확정됩니다.
더 이상한 것은 여론조사 대상도 아니었던 서 전 차장을 국민의힘 총선 최종 경선에 포함시킨 점이었습니다. 당시 여론조사 1위였던 최상화 후보는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형 확정→상고 포기→ 비공개 공천 신청→특별 사면→공천 확정이라는 수상한 과정을 거쳐 4.10 총선에 출마한 서 전 차장은 사천시·남해·하동에서 55.58%를 득표해 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서 전 차장은 "나와 같은 혐의로 형이 확정된 정용선 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되는 걸 보고 나도 사면을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댓글조작 사건 관련자였던 김아무개 전 치안감은 "사면된 건 정용선과 서천호다. 자기 식구들만 해주는 것 아니겠나. 같은 사건인데 누구는 해 주고, 누구는 안 해 주는 것이다. 출마한다고 하니까 사면을 해준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용선 전 청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서천호 전 차장은 올해 설 특별사면으로 4.10 총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 전 청장도 충남 당진시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습니다.
국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수상해 보입니다. 특히 검사 입장이라면 자신이 수사했던 피의자가 금배지를 달면 화가 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수사하고 잡았던 사람들을 본인 스스로 풀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도록 할 것"이란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에 쓴웃음이 난 이유, 이런 상황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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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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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수사하고 사면했던 서천호, '금배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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