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 봄이 와도 여전히 생살이 베어나간 그 날의 슬픔"

김유철 시인,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시 "세월호 10년, 생명과 안전"

등록 2024.04.16 08:47수정 2024.04.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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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교육연수원 입구에 있는 세월호 참사 '기억의 벽'.
경남교육연수원 입구에 있는 세월호 참사 '기억의 벽'.윤성효
 
"열 번 째 봄이 돌아와도
여전히 생살이 베어나간 그 날의 슬픔
....
어이없이 죽는 사람이 없도록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라"
 
김유철 시인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10년, 생명과 안전"이란 제목의 추모시 일부다. 김 시인은 16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리는 "추모문화제"에서 시를 낭송한다. 다음은 추모시 전문이다.
 
세월호 10년, 생명과 안전
 
김유철
 
생명은 하늘이 내려준 우리의 목숨이다
안전은 생명이 요구하는 유일한 청구서다
생명과 안전은 한 몸 공동체로서
국가와 사회가 장담하고 지켜야할
최소한의 보험이며
최대한의 의무이다
 
그날 물속에서 부르던 아이들의 목소리
그날 육지에서 부르던 부모들의 목소리
그대 아직 10년 전 그날을 기억하는가
아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는가
 
열 번 째 봄이 돌아와도
여전히 생살이 베어나간 그 날의 슬픔
2014년 4월 16일 아침 8시 48분 23초
304명의 "살려달라"는 피 묻은 소리가 직선으로 날아와
이 땅 곳곳에 박힌 채 한이 되어버린
열 번째의 봄
 
막막한 시련과 불덩이 기억
잠들지 않는 노란 파도의 연속
세월호를 외면했던, 나 몰라라 했던
무책임한 패거리는 여전하고
곰팡이처럼 달라붙은 더러운 적폐는 다시 피어올라
이태원에서, 오송 지하차도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생명과 안전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날이 오면
번번히 국가는 없었어
 
이제는 국민에게 책임지는 정권인가
이제는 돈보다 생명이 우선인 사회인가
이제는 생명의 안전을 지키는 나라인가
이제는 있는 그대로 진실을 말하는 언론인가
 
그날 바다에서 부르던 아이들의 목소리
그날 육지에서 부르던 부모들의 목소리를
세상이 아직 기억한다면
 
국가는 국가로서
사회는 사회로서
언론은 언론의 제 자리를 찾아
책임지고, 공개하고, 처벌하고
어이없이 죽는 사람이 없도록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라
 
생명은 하늘이 내려준 우리의 목숨이다
안전은 생명이 요구하는 유일한 청구서다
생명과 안전은 한 몸 공동체로서
국가와 사회가 장담하고 지켜야할
최소한의 보험이며
최대한의 의무이다
사회적참사 특별법을 제정하라
#세월호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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