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을 지낸 박홍배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
박홍배 더불어민주연합(민주연합) 당선인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이렇게 말했다. '노동개혁 계속 추진',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엿새 만에 밝힌 입장에서 기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윤 대통령의 발언은) 노동개혁으로 포장한 노동 탄압, 노동에만 강요한 법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우려했다.
노동현장에서 제일 먼저 체감한, '윤석열식 노동개혁'에 따른 변화는 곧 '사용자(노동자를 고용하는 개인이나 법인)'의 태도변화였다. 노사교섭은 지지부진해졌고 임금저하는 통계로도 확인됐다. 이에 그는 "자본의 편의 서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태도들이 대한민국 모든 사용자들에게 두루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 "한국 전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삶은 더 어려워졌다. 윤석열 정부가 만든 결과"라고 짚었다.
박 당선인은 1999년 한국주택 은행 입사 후 2000년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 2019년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까지 금융인과 노동운동가의 삶을 이어왔다. 짧지만 정치 경험도 있다. 2020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민주당 원외 최고위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경제3법 등을 함께 추진했다. 노동을 다루는 정치권의 한계와 성과를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일까.
박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노동을 대변하는 비례대표로서 가장 하고자 하는 과제가 뭐냐'는 질문에만 15분가량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초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재추진 ▲산업안전보건청 설치 및 산재보상 국가책임제 등 안전한 일터 법제화 ▲단계적 주4일제 실험 지원 등 노동시간 단축 의제화 ▲플랫폼 노동자 건강권 확보 ▲ILO도 권고한 공공부문 교섭권 제약 해소 등. 그가 인터뷰 전 살펴보고 있던 내용 또한 '주4일제' 관련 토론회 자료집이었다.
그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협치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박 당선인은 "(더불어민주연합이 추구한) 연합정치의 진정한 성공은 짧게라도 함께 했던 진보 노동계 출신 당선자들이 노동과 관련해 연대하는 것이 아니겠나"라면서 "여당에 있는 노동계 출신까지도 제안해, 정당을 초월한 노동 포럼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조만간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을 지낸 국민의미래 김위상 비례대표 당선인과도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힘을 합칠 것은 합치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노동) 현장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협치"라면서 "(노동 문제 만큼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간판으로 제시했던 공약은 '노동시간 단축'이었다. 주4일제를 비롯해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해치는 과로사 금지 대책 등이 주요 내용이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의 자체 판단이나 특정 사업장에만 (주4일제 논의 등을) 맡겨둘 게 아니라, 정부도 이제 뭔가를 해야 한다"면서 "민간 연구기관이며 노동조합이 이미 1년 넘게 실험해 그 결과를 발표해왔고, 긍정 효과를 발표하는 상황인데 정부가 장시간 노동 타령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부터 저출생까지, 다수 위기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 의제를 "실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제언이다.
아래는 박 당선인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윤석열의 노동개혁? 노동조합 악마화에만 주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