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서울 성북을)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 의정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 민생경제 전문가로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자 하는 법안이나 정책이 있나.
"기간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크게 세 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일단 재정을 투여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부자 감세 정책으로 삭감한 민생 예산들을 '조 단위'로 되살릴 필요가 있다. 경기가 안 좋으니 정부가 공공사업도 많이 벌려야 한다. 가령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그러면 LH가 공공임대 사업이나 건설사업 등을 벌이면 중소 건설회사에게 일감이 생기지 않겠나.
하지만 현재 윤석열 정부 기조가 공공에게 민간에 사업을 넘기라는 식이라, 사실상 공공과 민간 둘 모두를 죽이고 있다. 또 현재 건설경기가 멈춰선 건 민간사업 추진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관련 문제가 생겨서다. 돈 갚을 능력이 안 되면 이를 청산하고서라도 새로운 사업자에게 넘겨 부지에 건물을 짓게 해야 하는데 (문제가 있는) PF들도 정부가 살리겠다고 하니까 사업이 모두 멈춰버린 것도 있다."
- 중기적인 과제는?
"거래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을 때는 대기업들이 부담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넘기려고, 납품 거래 구조를 악화시킨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비싼 가격에 물품을 사가라고 강요하는 식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치즈를 시장가의 2~3배 높게 파는 식이다. 거래 구조를 개선해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민주당이 추진 중인, '단체협상 6법'이다."
- 내용을 짧게 설명하면?
"가령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아래 가맹법)을 통해, 개별 기업에도 단체협상을 통한 대기업 상대 협상권을 주는 것이다. 실제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체 단체와 협상을 해 가맹 수수료를 내렸다. 지난해에는 할리스커피와 가맹점이 '수수료 축소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 6개 법을 21대 국회 내 모두 처리할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일단 이번 달 내 국회 정무위원회를 열고 가맹법부터 본희의 직회부를 결의하자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내일(17일) 열 생각이다. '선례' 하나를 만들어놓고 22대 국회로 가자는 것이다."
- 마지막 장기적인 과제는 무엇인가.
"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RE100(제조에 필요한 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데, RE100을 하자는 게 이념적인 대결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구글, 애플 등 미국 대기업들이 RE100을 2030년까지 달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RE100 선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100을 달성하도록 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기업들은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면 국내 일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다. 그러니 장기적으론 재생에너지를 통한 사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이 세 가지 사업들의 조합을 통해 민생을 살릴 수 있다."
- 단체협상 6법 중 하나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에 대해서는 '혁신 저해'라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기업 혁신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두 가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도록 할까?
"여기에는 철학적인 문제가 포함돼 있다. 경제학자들 중에 '슘페터 학파'가 있다. 그쪽에서는 혁신을 통해 독점이 형성될 때 기업이 독점 이익을 누려야 혁신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혁신이 하나가 아니라 계속 이어져야 한다. 하나를 기반으로 다음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한번 독점을 굳히면 다음 혁신은 못 일어난다. 빨리 그 독점을 깨줘야 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AT&T라는 통신사가 과거 미국 전역의 이동통신을 장악했을 때, 법원이 이를 독점이라고 보고 회사를 8개로 쪼개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등장할 수 있었다. 심지어 미국 정부는 지금도 애플이나 구글 등 기업을 상대로 '반독점법 소송'을 진행 중이다."
- 국내 상황은 어떤가.
"현재 전자상거래에서는 네이버가 PC 검색을 통한 구입을, 쿠팡은 모바일을 통한 구입을 장악하고 있다. 양대 독점이 생겨버린 것이다. 대기업들도 쿠팡에 납품하려면 요구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를 '최혜대우'라고 얘기하는데, 독점의 전형적인 현상 중 하나다. 그런 것들을 막아줄 필요가 있다."
- 22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는 어디인가.
"정무위원회다."
'부동산 투기' 잡아낸 민생 전문가 "공직자라면 스스로 삼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