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총선 기간 동안 여러 여론조사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지적한 내용이 있다. 바로 '표본'을 모으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의 여론조사 중 일부는 그대로 신뢰하기 어려운 조사가 많았다"라며 "500 샘플을 표본으로 모으면 처음부터 오차범위가 클 수밖에 없는데다, 표본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악조건이 너무 많아 무리하게 진행된 조사들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2030세대(만 18~39세)의 경우, 아예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 수신을 거부하는 등 응답률이 떨어지다 보니 적절한 숫자의 표본을 채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 성향이 강한 4050세대와 국민의힘 지지층이 더 많이 몰려 있는 60대 이상의 대결 양상 속에서, 2030세대의 투표 의향은 오히려 예년에 비해 떨어졌다는 조사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에 본인의 연령 등을 '속이고' 응답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문제로 경선 기간 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비슷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특정 세대의 여론조사 응답이 다 찰 경우, 더 이상 조사를 받을 수가 없으니 나잇대를 속여서 응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소위 '오염된 표본'이 실제 어느 정도나 되는지, 여론조사 결과 값에 영향을 미칠 수준인지는 정확히 확인되기는 어렵다.
진영에 따른 편차도 분명히 존재했다. 특정 진영에 악재가 잇따르면 해당 진영의 지지자들은 여론조사 응답에 소극적이고, 반면 활성화된 상대 진영 측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 보니 특정 진영의 정서가 과도하게 표집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총선 막바지에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이 두드러졌고, 민주당 지지층의 의견은 다소 과대 표집됐다. 특히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나 여론조사 주관 업체에 대한 '하우스 이펙트'(여론조사 의뢰 기관의 성향에 따른 결과의 편향성을 일컫는 말)까지 작용해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밑바닥의 민심과는 동떨어진 데이터들이 도출될 수밖에 없었다. 이 데이터를 '보정'해서 해석해야 하는 전문가들 입장에서도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지역구별로 '샤이 보수'층은 얼마나 되고, 이들이 투표에 얼마나 나올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함수가 복잡해진 것이다. '파 한 단 875원'과 같은 이슈의 여파 또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서면서 얼마나 지지층을 흔들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보수층 결집한 낙동강 벨트, 문재인 전 대통령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