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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12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 15일에 이어 이틀 만에 재개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 고액 후원자들이 "정치자금으로 생각했다면 기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재단 활동이 정책개발이나 입법 활동에 도움 될 거라 생각해 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송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2020년 4월 먹사연에 1억 원을 후원한 사업가 A씨와 2021년 9월 3000만 원을 후원한 사업가 B씨가 각각 오전과 오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송 대표가 2020~2021년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증인들은 일관되게 검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증인들은 먹사연이 후원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집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송영길) 정치자금으로 생각했으면 기부 안했어"
오전 공판에는 송 대표의 고교 후배이자 화장품 제조사를 운영하는 A씨가 증인석에 섰다.
그는 2020년 4월 먹사연에 1억 원을 기부한 경위에 대해 "(먹사연 관계자의) 요청을 받고 기부를 했다기보다 (먹사연과 관련된) 설명을 듣고 먼저 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먹사연은 직접적으로 기부를 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 먹사연이라는 재단이 있고, 설립 취지를 설명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을 해 내가 먼저 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부 의사를 밝히고 약 한 달 후인 2020년 4월 9일 송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을 찾아온 날 1억 원을 후원한 경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약속을 한번도 어긴 적 없다. 구두일지라도 기부 약속을 했는데 사업 때문에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 얼굴을 보니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인천 계양구에서) 파주 본사로 가는 길에 약속한 게 생각이 나서 직접 (은행) 창구로 가 (송금하는 식으로) 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21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2020년 4월 9일 송 대표가 A씨를 직접 찾아갔고, 만남 직후 A씨가 먹사연에 1억 원을 후원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송 대표 측은 "공장 위치가 (당시 송 대표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 지역구 경계선에 자리해 있었다"면서 "선거 운동복을 입은 송 대표가 계양을에 거주하는 직원들을 만나 선거운동도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 대표도 A씨에게 "재단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취지가 좋아서 합법적으로 기부하고 세금공제 처리가 된 것 아니냐"면서 "송영길의 당 대표 선거 비용이나 개인 정치 비용으로 쓴다고 후원을 한 것이 아니지 않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A씨는 "당연히 그렇다"면서 "나는 정치자금으로 생각했으면 기부 안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A씨는 "먹사연과 송 대표가 관련없었다면 기부하지 않았을 것인가"라는 검찰 신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오후에 출석한 사업가 B씨의 답변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B씨는 '송영길을 보고 후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먹사연에) 송영길이 혼자 있었으면 (기부를) 안 했을 것"이라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여러 좋은 분들이 있고, 거기에 송 대표가 있어서 한 거지 송영길 개인 하나 보고 후원을 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증인을 직접 신문한 송 대표도 B씨를 향해 "내가 증인에게 사업 관련 청탁을 한 적이 있냐, 당 대표 선거자금으로 쓰라고 후원금 신청을 한 적 있냐"라고 물으며 증인 B씨로부터 "아니"라는 답을 이끌어냈다.
검찰 "일부 지지자들, 검사들 비난하고 비아냥"... 재판부에 자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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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2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 연합뉴스
한편 이날 공판 말미 검찰은 재판부를 향해 "일부 지지자들이 법정 밖에서 마주친 검사들을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게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검사들도 상처받고 괴로워하고 있다. 법원의 정당한 사법권 행사를 저해하고 법정 질서를 모독하는 행위이기에 자제해달라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방청객들을 향해 "여러분은 분풀이하려고 방청석에 있는 게 아니"라면서 "한쪽을 비난하거나 답답한 심정을 욕하면서 해소하려고 온다면 방청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식이면 비공개 재판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검사들도 심리적 동요가 있는데 증인들이 불리한 증언을 할 경우 여러분은 더 하실 것 아니냐.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면 법정에 나오지 말아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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