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용기 챙겨 장보기
이준수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은 대단치는 않지만 꾸준히 하기에는 약간 귀찮은 요소가 있다. 일회용 포장용기에 담긴 음식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서 집에서 도시락을 싸 다니는 식의 일이다.
별도로 집에서 김밥을 말거나, 간단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가져가서 먹었다. 매번 장을 보고 설거지를 해야 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쓰레기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 네 식구가 할 수 있는 몫을 한 것만 같아 도시락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육식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소식을 듣고는 하루 한 끼 채식을 이어가고 있다. 비건 수준의 완전 채식은 어렵지만 적어도 '내 돈으로 붉은 육류'를 사지는 않으려 한다. 볶음밥에서 햄을 빼고, 카레에 고기 대신 버섯을 넣는 식이다. 처음에는 음식의 기본 레시피를 해치는 기분이 들어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익숙해지면 담백한 맛이 좋아진다.
동물성 식품인 우유 대신 원액 99.9% 두유를 마시고 있다. 두유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스타벅스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할 때 우유 대신 두유를 요청할 수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면 유행처럼 나눠주는 굿즈도 가급적 거절한다. 굿즈 중에는 정성 들여 의미를 담은 물품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잦다.
지방에서 19만 킬로미터를 운행한 차 한 대를 유지하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웬만큼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엘리베이터도 매우 애용한다. 기계 장치로 작동하는 것을 덜 이용하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 탄소화합물 배출을 줄일 수 있고 나의 신체건강 지수는 높일 수 있다.
책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에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건에서 살아가는 4인 가족이 어떻게 친환경 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가 담겼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서 '1) 중요한 것만 남기는 친환경 라이프 2) One health, One wealth 3) 지구를 위한 다정한 마음' 등으로 전개된다.
서점에 가보니 이 책은 특이하게도 주제 분류가 '환경', '경제/경영' 두 분야에 모두 체크되어 있다. 맞네, 싶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이 책은 어느 쪽에 초점을 두고 읽어도 상관없다. 우리처럼 '월세'에서 시작한 가정에서 '자가'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책을 집어도 된다. 또는 절제하는 생활의 기쁨을 통해 지구 환경에 기여하고픈 마음에 읽어도 괜찮다. 혹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참고사항, 힌트를 얻기 위해 책을 펼쳐도 나쁘지 않다. 이야기에서 어떤 것들을 건져 올릴 것인가는 오로지 독자님께 달려있다.
나와 아내는 책을 만들기 위해 글을 쓴 것은 아니었으나, 돌고 돌아 책이 되었다. 여러 그루의 나무가 종이를 만드는 데 희생되었다. 제작 과정에서 다량의 전기가 소모되었다. 무엇보다 정말 많은 분들의 노고와 시간이 담겼다.
기왕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으니 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노력은 너무나 중요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큰 소리로 알릴 수밖에 없었다. 부디 여러분의 가정의 가계부와 귀중한 우리의 자연이 안녕할 수 있기를 쓰레기를 줍는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 따라 하다 보면 돈이 쌓이는 친환경 소비 라이프
최다혜, 이준수 (지은이), 구희 (그림),
미래의창,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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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가계부, 미래의창 2024>, <선생님의 보글보글, 산지니 2021> 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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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덕에 내집 마련, 돈 모으고 지구도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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