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풍력시설.
윤성효
제주도의 출력제한 문제를 물어봤다. 다른 지역에서는 없어서 못쓰는 귀한 재생에너지이지만 제주에서는 오히려 남아돌아서 걱정이라는데...
"(제주에서는 육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해저 연계선을 통해 공급받고 있거든요. 이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신재생 에너지를 추가해서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이 더 많이 불어서 풍력 발전을 통해 전기가 더 많이 생산되거나 우리가 쓰는 것보다 태양광 설비를 통해 더 많은 전기를 확보하게 되면 이게 과부하가 걸려서 출력 제어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거든요." (오영훈 제주지사)
그런 출력제어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21년에 연간 64회였던 출력제한 횟수가 2022년에는 104회, 2023년에는 117회, 매년 늘고 있는 현실 속에 볼멘 소리도 늘어만 가고 있었다.
"(출력제한이) 1년에 100차례가 넘다보니까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을) 스톱시켜야 되거든요. 그러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다 개인 사업자들이 많잖아요. 이분들이 너무 엄청나게 피해를 보는 거고, 또 풍력 같은 경우는 마을 풍력 발전 사업자들이 마을 주민들이 함께 발전 사업을 참여하시는건데 이분들이 또 바람이 부는데 전기가 생성 안 되고 멈춰 있는 걸 보면 또 화가 나잖아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계속 높일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제주도지사는 반드시 이 출력제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하고 그래야 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오영훈 지사의 설명이다.
"풍력 발전기가 안 돌아가면 블레이드가 안 돌면 지사한테 항의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출력 제어를 지금 하잖아요? 그러면 전기 생산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제주도지사한테 항의 전화를 하는 거예요. '도지사 지금 도대체 뭐 하는 거예요?' '출력 제어 문제 이렇게 방치할 겁니까?' 이렇게 항의하는 거예요. 그럼 저희 입장에서는 도지사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린수소 생산이라는 이 대체 수단을 빨리 확보해야 되는 거예요. 제가 도지사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높여야 되고 그린수소 생산을 확대해야 되는 거예요."
제주도는 현재 일시적으로 남아도는 재생전기를 저장해 쓸 ESS(에너지저장시스템, Energy Storage System)를 확충하는 한편 재생전기로 물을 분해시켜 나오는 그린수소(재생전기로 만든 청정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저장해 수소차와 버스 등을 운영하는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수소버스와 이제 수소 청소차, 그리고 수소 트램 등 다양한 이동 수단까지 확대되겠죠. 그리고 나서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에너지원 자체를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전략을 펼치게 될 겁니다." (오영훈 제주지사, 2024.4.24)
그런데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제주에서 벌어진 정말 중요하고도 신기한 현장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주민 숙의 과정이다.
5. 마을회의 주제가 그린수소였다
그린수소 충전 실증사업을 벌일 해당 지역에서는 모든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는 마을회의가 심도깊게 열려왔는데, 주제는 우리 마을에 그린수소 충전소를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였다고 한다. 결과는 찬성으로 나왔는데, 오 지사는 결과보다 그 숙의과정을 통해 모든 주민들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그린수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것을 성과로 꼽았다.
"저희가 제1회 글로벌 그린수소포럼을 개최했고 40여개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했고 특히 외국에서 관심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도민들의 수용성, 그러니까 이런 수소충전소를 세우고 수소 실증 단지를 결정하고 하는데 '마을총회'를 통해 결정했거든요. 마을 주민들 전체가 직접 투표를 통해서 결정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 과정 자체가 그린 수소에 대해 에너지 대전환에 대해 주민들이 이해하고 학습하는 계기가 되는 거죠. 찬성으로 결론이 났잖아요. 그러면 도민 수용성이 완전히 높아지는 거죠. 외국의 전문가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지점이 바로 그 지점입니다."
예전의 태양광, 풍력 보급 초기에 빚어졌던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이나 젠트리피케이션 사례를 학습한 뒤 주민 숙의과정에서 그 대안을 찾은 결과였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에너지가 진정 지속가능한 에너지라는.
"관광섬이라서 반드시 지속가능해야하고 그래서 꼭 재생에너지로 가야합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의 에너지 전환을 '하면 더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하는 길' 이라고 말했다. 한 해 1,300만 명이 다녀가는 세계적인 휴양도시 제주의 미래는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고 탄소배출을 하나도 하지 않는 무탄소 아일랜드 실현에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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