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누스 뢰볼드 노르웨이국제법아카데미 책임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회의에서만 2,000여개의 괄호가 추가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11월 부산에 열릴 5차 회의에서 해결해야 할 괄호는 3,686개에 달한다.
그리니엄
부산 회의까지 해결해야 할 괄호만 '3686개'
국제법 전문가인 마그누스 뢰볼드 노르웨이국제법아카데미 책임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회의에서만 2000여개의 괄호가 추가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부산에서 협약이 체결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괄호가 3686개에 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뢰볼드 책임자는 14명의 공동의장과 공동진행자가 협상을 이끈 결과, 수정 초안의 선택지 중 "절반에 가까운 분량을 잘라내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지 대표단은 지난 4월 29일 총회 성명에서 "부산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해야 한다"며 "플라스틱에서 벗어나기(Break free from plastic)와 괄호에서 벗어나기(break free from Bracket)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발언 직후 회의장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HAC 의장국 르완다·노르웨이, '플라스틱 생산 감축' 압박 수위 높여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야심찬 목표 연합(HAC)' 회원국을 필두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습니다.
르완다와 페루가 4월 25일 제출한 제안서가 대표적입니다.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즉 플라스틱 원료의 사용량을 2040년까지 2025년의 40%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골자로 합니다. 양국은 2022년 플라스틱 협약 체결을 위한 결의안을 발의하며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를 주도해 왔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플라스틱 국제협약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제시된 최초의 구체적인 감축 목표입니다. 해당 제안은 비공개 회의에서 많은 국가의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월 27일 노르웨이가 제안한 '우려되는 화학물질의 기준 및 목록' 방법론 또한 주목받았습니다. 제안서에는 플라스틱에 포함되는 우려 화학물질을 식별하고 규제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회의 전날(4월 22일) 개최국인 캐나다는 자국 내 '연방 플라스틱 등록 계획'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기업의 플라스틱 생산·수입량과 이동 경로, 수명을 다한 플라스틱의 처리 현황 등을 매년 보고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해당 조치가 다른 국가에 모범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밝혔습니다.
르완다·페루·노르웨이·캐나다 등 4개 국가 모두 HAC 출범 당시부터 회원국으로 참여한 국가입니다. 그중에서도 르완다와 노르웨이는 HAC 공동의장국을 맡고 있습니다.
GCPS 재활용 강조 반복 "이란, 플라스틱 옹호 나서기도"
반면, 플라스틱 생산 감축 대신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목소리도 분명했습니다. 산유국과 함께 석유화학 산업이 핵심적인 개발도상국이 이에 속합니다. 대표적인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중국·러시아·쿠바·바레인·이란입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11월 3차 회의에서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을 출범시킨 바 있습니다. 생산 감축 대신 대체재나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둡니다. 인도와 브라질 역시 비공식적으로는 GCPS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GCPS는 이번 회의에서도 생분해 플라스틱과 재활용 효율 향상 등 신기술 지원 계획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양샤오링 중국 수석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는 플라스틱 생산처럼 논쟁적인 주제보다 "비(非)논쟁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거나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재설계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인도 대표단 또한 "낮게 매달린 과일"에 초점을 한다며 중국 정부 의견에 힘을 보탰습니다.
동시에 이번 회의에서는 플라스틱의 긍정적인 역할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란 대표단은 개회 성명문에서 "플라스틱이 현대 생활의 초석이란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플라스틱이 사회·경제·무역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란 설명입니다. 따라서 "발생한, 발생할 플라스틱 폐기물의 잘못된 관리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도 피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