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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천,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없어... 막무가내 준설 중단하라"

시민단체 비판에... 낙동강환경청 "공사중지 명령 후 보완 조치 요구"

등록 2024.05.02 11:57수정 2024.05.0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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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천 돌에 붙어 있는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알.
창원천 돌에 붙어 있는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알.창원물생명시민연대
 
"시민이 되살린 창원천, 창원시가 죽이고 있다. 창원시는 준설토 오염조사하고 하천생태계 보호대책 마련하라."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이 서식하는 경남 창원천에 준설공사가 벌어지자 창원물생명시민연대가 2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창원시는 지난해 여름 태풍 때 창원천이 범람 위기였다며 올해 우수기 이전에 준설을 완료하기로 하고 공사를 벌이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기수갈고둥을 포획해 이주시켜야 한다며 한때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가 공사를 벌이되 보완 조치를 하도록 했다.

"멸종위기종 보호책무 등한시하나"

준설 작업은 4월 말부터 시작됐고,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지난달 25일 준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이들은 지난달 27~28일 조사 결과 기수갈고둥이 준설 구간과 하류에서 많은 개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4월 29일 공사 중지 명령과 함께 기수갈고둥을 이주시킨 뒤에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다. 이후 다음 날, 현재 하천 가운데 있는 준설 퇴적토만 걷어내고, 하천 안에 준설토를 하천바닥에서 야적을 3~4회 반복하면서 둔치로 옮기는 방식은 하지 못하도록 했다. 준설 작업이 시작되면서 흙탕물이 생겨나기도 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창원천 준설현장 하천바닥에는 무수한 생명의 사체가 널브러져 있고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서식처마저 포크레인 바퀴에 짓뭉개져도 어느 누구도 창원시의 폭력적인 하천준설을 말리지 못한다"라며 "홍남표 창원시장을 시민들이 심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일 창원천 창원천교와 덕정교 구간에 그대로 기수갈고둥은 있었다. 기수갈고둥이 없을 때까지 이주하겠다는 조건부 준설은 어디로 가고 멸종위기종과 생태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의 의식을 탓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멸종위기종 공사로부터 보호대책은 사전에 인지했을 경우 공사 전에 하는 것이지 공사를 하면서 이주를 비롯한 보호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창원시는 창원천 준설에 앞서 기수갈고둥 보호대책으로 이주를 낙동강환경청으로부터 승인받았다"라며 "그런데 창원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기수갈고둥 이주완료에 대한 현장점검도 하지 않고 이주완료를 공식화한 것으로 멸종위기종 보호책무를 등한시 한 것으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창원시의 창원천 준설은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국정방향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하천 준설에서 최소한 갖춰야 하는 흙탕물 저감 대책을 단 하나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원시는 준설공사 중단하고 기수갈고둥 보호대책 마련부터 하라. 마구잡이식 준설공사 중단하고 하천생태보호를 위한 저감 대책 마련하라. 기후위기시대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에 대비한 홍수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등 시민이 참여하는 홍수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환경청 관계자는 "창원천 준설에 대해 지난 4월 29일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게 맞고, 기수갈고둥을 포획해 이주시켜야 한다고 했다"라며 "기수갈고둥이 뻘 속에 있다가 나오거나 하면서 완전히 옮기기가 쉽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면서 발견되면 모두 포획해 이주하기로 했다. 포획‧이주 작업은 매일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만 개체 정도 이주를 한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창원천 준설공사 현장.
창원천 준설공사 현장.창원물생명시민연대
  
 창원천 돌에 붙어 있는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알.
창원천 돌에 붙어 있는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 알.창원물생명시민연대
#창원천 #기수갈고둥 #낙동강유역환경청 #창원물생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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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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