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열정, 헌신, 희생의 표본 유구영 동지가 그리워"

마석모란공원에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 열려

등록 2024.05.03 12:44수정 2024.05.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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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의 배기남 지난 27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주먹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선창하는 배기남 민주노총 서울본부 전 부본부장의 모습이다. ⓒ 강승혁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이 지난 4월 27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된 추모식은 고 유구영추모사업회 회장인 권영길 전 의원과 유족 등 20여 명의 추모객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추모식은 배기남 전 부본부장(민주노총 서울본부)이 사회를 맡았으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시작으로 ▲추모사(권영길 전 의원, 신철영 선생) ▲새민족교회 황푸하 목사 기도, ▲유족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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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하는 권영길 지난 27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권영길은 "지금같은 시기에 유구영 같은 그런 마음,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강승혁


권영길 전 의원은 추모사에서 "오면서 길가의 양옆을 보니 철쭉도 피어 있고 봄꽃이 활짝 피어있더라"면서 "새삼스레 구영이가 봄꽃이 만발한 날 갔다는 생각이 들며 유구영 동지를 다시 떠올리고 있다. 요즘 상황 속에 구영이가 더 그립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운동 진보정치 운동을 하는 사람 가슴 속에 제일 먼저 자리 잡아야 할 게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바탕으로 열정, 헌신, 희생이 있어야 하는데 그 표본이 유구영 동지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가슴속에 지니고 깔고 정말 열정적으로 노동자들과 함께 뛰었다. 자기 몸을 정말로 바쳤다"고 덧붙였다.

권 전 의원은 "유구영 하고 저하고 팔십년대 말부터 구영이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민주노조 운동하면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두 가지의 중요한 게 있었다"면서 "하나는 어떻게든지 민주노총을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민주노총 건설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게 노동자 정치세력화인데, 구영이는 민주노총 건설을 위해서 열정적으로 뛰었고 자기 몸을 바쳐서 민주노총이 건설되었다. 민주노총이 건설될 때 유구영 동지는 떠났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그렇게 갈망했고 부르짖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구영 동지가 오늘 다시 더 보고 싶다는 것은 바로 노동자 정치세력화 때문"이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윤석열 심판 투쟁 총선은 승리했다. 윤석열 심판 투쟁은 승리했는데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은 더 암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구영 동지가 그동안 그렇게 갈망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로서 창당했던 민주노동당은 세 갈래로 분열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는 총선이 끝나자마자 언론들이 진보 정당의 시대는 끝났다, 진보 정치는 끝났다 이렇게 규정짓고 있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렇게 돼 있다"고 말했다.

권영길은 "이럴 때 뭐가 필요하냐. 사실 저는 유구영 같은 그런 마음,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갖고 열정적으로 헌신적으로 다시 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한 중요한 갈래로 진보 정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그리운 유구영 동지에게 바치며 미안하고 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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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식의 신철 아이쿱생협의 창립 멤버인 신철영 선생이 고 유구영 동지와의 활동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 강승혁


고 유구영 동지와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신철영 선생(아이쿱생협 창립 멤버)은 이번 총선의 결과가 한편으로는 좋았다고 하면서도 진보 정치 세력의 위축 속에 진보 정치의 나아갈 길에서 후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유구영 한 사람 살아있다고 과연 이런 게 모두 바뀔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열심히 일했던 동지가 생각나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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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구영의 아버지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의 28주기 추모식에서 고 유구영의 아버지 유병일 선생이 추모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강승혁


유족인사에서 고 유구영 동지의 아버지 유병일 선생은 "더운 날씨에도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늘 구영이를 생각하고 참여해 주는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동지애는 우리에게 많은 힘을 안겨주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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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구영의 둘째 딸 유민지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에서 고인의 둘째 딸인 유민지씨가 "30주기를 2년 앞두고 고인의 행적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경과를 보고 하고 있다. ⓒ 강승혁


또한 고 유구영 동지의 둘째 딸인 유민지씨는 유구영 열사 30주년을 앞두고 행적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사람들 만나며 인터뷰도 하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고 진행 상황을 밝혔다.

고 유구영 동지는 ▲ 1957년 11월 2일 충북 오창에서 태어났으며 1981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과 동시에 노동운동에 투신하였다. 1982년 보성금속, KC전기에 근무하면서 노동자들의 현장 조직화를 위해 힘썼고 현장 생활의 와중에서도 청주직업훈련원 전기과를 야간으로 이수했다. 영등포 산업선교회 교육간사, 영등포 기계공단노조 사무국장, 대한중전기 분회장을 거치는 동안 동지는 민주노조운동을 일궈내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였다. ▲ 1993년 간경화가 확인되었고 1995년 간암 중기로 판정을 받은 유구영 동지는 민주노총의 정책기획국 부국장으로 활동하며 꿈에도 염원하는 민주노총 건설이 실현되고, 자신의 땀이 밴 그 조직이 이제 막 새롭게 활동을 펼치려던 1996년 5월 2일,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동지들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벽 2시 25분경, 서른아홉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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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 지난 27일 오전 11시,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노동운동가 고 유구영 동지 2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 강승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고유구영동지 #권영길 #노동운동가고유구영동지28주기추모식 #유민지 #유구영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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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활동가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에 노동·통일 관련 기사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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