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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손톱만으로 싸울 것"... 바이든 압박에 반발

바이든 '무기중단' 경고에 미국-이스라엘 76년 동맹 '위태'

등록 2024.05.10 09:17수정 2024.05.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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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쪽 구역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가자지구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이스라엘이 거칠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각)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앞서 말했듯 만약 반드시 해야 한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는 손톱 말고도 많은 것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지난 4일 홀로코스트 추모 기념일 연설 영상을 올렸다.

네타냐후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설 것"

당시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그 어떤 압력이나 국제사회의 결정도 스스로 지키려는 이스라엘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라며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홀로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의 수많은 올바른 사람이 우리의 대의를 지지한다"라며 "우리에게 집단학살을 저지른 적들을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이날 전몰 장병 추모 행사에서 "나는 적들과 최고의 친구(미국)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라며 "이스라엘은 숨죽여 있을 수 없다. 우리는 하마스를 때리고 헤즈볼라를 무너뜨려 안보 확립의 목적을 이룰 것"이라고 연설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미키 조하르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도 "세계가 작년 10월 7일 벌어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잊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앞서 미국은 140만 명의 가자지구 피란민이 모여 있는 라파에서 지상전을 벌일 경우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반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을 강행하겠다는 밝히자, 미국이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주 이스라엘에 지원할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고 확인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무기 지원을 끊겠다"라고 직접 경고했다.

"이스라엘에 무시 당한 미국... 몽둥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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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은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지상전을 펼친다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써 왔던 무기들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전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와 전시 내각에 인구 밀집 지역(라파)에 진격하면 우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짚었다"라며 "우리는 무기 선적을 보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자신의 요구를 무시한 것에 실망한 바이든 대통령이 무기 지원 중단이라는 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 결정은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안보 파트너십 중 하나였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76년 동맹 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 방송도 "미국은 이스라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며 "그럼에도 거의 모든 조언과 권유가 무시당한 미국이 이스라엘에 가장 큰 몽둥이(biggest stick)를 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지난 몇 주간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라파 지상전을 지지하지 않으며, 다른 대안을 제시해 왔다"라고 거듭 확인했다.

또한 "라파에서 전면전을 벌일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한다는 방침은 이스라엘 정부도 이해하는 내용"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할 것이지만,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작전에 사용되는 특정 무기는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아직 작전을 수행하지 않았으며, 그런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일과 관련해 말한 것"이라며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이스라엘이 그렇게 한다면 이스라엘의 선택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에서 손을 뗀 것이 아니라 라파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면서 "미국은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하마스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라파에서의 지상전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네타냐후 #가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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