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를 산책 중인 흰목물떼새세종보 담수로 흰목물떼새 서식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김병기
현장에서 새끼를 지키려고 목 놓아 울었을 꼬마물떼새가 그려진다.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보다 모성애가 뛰어난 꼬마물떼새는 적을 유인하기 위한 의태 행위를 한다. 적의 주위를 혼돈시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친 척을 하거나 크게 울어 유인하는 행위를 한다. 주의만 기울이면 번식을 짐작할 수 있다.
이틀 전, 환경부 직원들이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안전을 위해 농성장을 철수하라는 회유를 하러 온 것이었다. 세종보 재가동 중단하라는 요구를 하면서 물떼새가 번식하는데 담수를 할 건지, 물었다. '현재 조사는 하고 있다'던 직원에게 '담수하면 물떼새알이 다 잠길 텐데 어떻게 하실거냐' 물었더니 답을 하지 못했다.
환경부가 물떼새알이 안 잠길 만큼만 닫을 자신이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담수가 되면 세종보 상류에 서식하는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는 수장 될 수밖에 없다. 환경을 지켜야 하는 환경부가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해서는 안 되지만, 환경부는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명백한 직무 유기다.
오직 담수를 위한 사업 강행이다. 결국 둥지를 지으려던 꼬마물떼새 3쌍은 번식에 실패했다. 다시 번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공사를 중단하고 담수 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꼬마물떼새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물떼새의 집단번식지인 세종보 상류를 잘 지켜야 하는 데 환경부 본연의 임무임을 잊고 있는 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