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의 세체니 온천부다페스트 시내에 있는 1913년에 지어진 온천
오영식
그동안 수많은 곳을 여행하며 아들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에펠탑과 구엘 공원, 콜로세움 앞에서도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때만 웃었지, 사실 평소에는 젤라토나 피자를 먹을 때 더 행복해했다.
불혹을 넘은 나는 '누가 몰라? 이미 그 정도는 다 알고 있어'라고 생각하지만, 매일 잊고 있었던 중요한 한 가지가 가슴에 와 박혔다. 마치 아들이 내 가슴에 대고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아빠, 제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사는 것도, 남들보다 좋은 옷을 입는 것도, 남들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 단지 저를 사랑해 주는 부모님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그렇다고 항상 아들을 놀게 할 수만은 없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교육은 하되, 스트레스받을 만큼 경쟁으로 내모는 과잉교육은 하지 말자! 대신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잘 만들어 주자고 다짐했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1등하고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게 그리 중요한가? 나는 그보다 내 아이가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하고,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걸 하면서 즐겁게 사는 게 더욱 중요하다.
여행하며 아들과 많은 걸 보고 배워가자고 생각했지만, 이미 계획단계부터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는 걸 깨달았다.
3만km 넘게 운전하며 여행하는 동안 아빠인 나는 아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 이리저리 살피고 바쁘게 움직였지만, 아들은 항상 나를 바라보면서 아빠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그저 아이만 배우는 게 아니라, 아이를 보면서 나 또한 배우는 시간이었구나. 그걸 여행을 마무리하는 종반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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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강연 합니다. 지금까지 6대륙 50개국(아들과 함께 42개국), 앞으로 100개국 여행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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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한 아들이 진짜 행복했던 순간, 어른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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