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외 과일찹쌀떡을 사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캐비넷
최은영
-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어요?
"집에서 아이 업고 찹쌀떡 배합 샘플을 진짜 여러번 했어요. 그때 매장 운영 아이디어가 떠올랐고요. 애 둘 육아가 준 선물이라고 믿고 있어요(실제로 인터뷰 하는 동안 캐비넷에서 찾아간다는 주문이 서너 개 들어왔다)."
- 매장 블로그 보니 찹쌀 불리고 찌는 전처리 작업까지 직접 다 하시더라고요. 버겁지 않으세요?
"외주 방앗간에 가봤는데 위생 상태가 제 성에 안 찼어요. 제 아이들에게 못 먹이겠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직접 하느라 저만의 황금비율도 찾았잖아요. 감사한 일이죠. 아이들이 없으면 더 빨리 매장을 낼 수 있겠다 했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지나보니 아이들이 있어서 제 생각의 폭도 넓어진 거 같아요. 제가 선택해서 결혼했고, 두 아이 엄마가 됐으니 제 생활의 일부를 아이들 위해 쓰이는 건 당연하잖아요. 그래야 균형감도 생기고요."
- 사장님의 균형감은 예측 못하게 진화하는 거 같아요. 국책사업 회사원에서 반려견 애견숍으로, 디저트 가게로 뻗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 같거든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더라고요. 첫 직장에서는 그걸 몰라서 레퍼런스 서류랑만 씨름했어요. 그렇게 예산 따면 잠깐 성취감은 있는데 오래 안 가요. 그러다 강아지 미용으로 견주님들과 얘기하는데 이게 사는 맛이지 싶더라고요. 요새는 제 찹쌀떡 맛있다고 찾아주시는 분들과 잠깐씩 수다 떠는 게 너무 좋아요. 비슷한 하루가 매일 달라지거든요. 매일 오는 분이 다르니까요. 그러다 단골 생기면 자주 봐서 또 좋고요."
- 뭔가 다음 스텝은 또 생각 못한 카테고리로 갈 거 같은 느낌입니다만?(웃음)
"음, 애들 크면 반려견 미용은 다시 하고 싶어요. 산책하던 강아지가 저희 가게 알아보고 반가워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해요. 그 전에 제 레시피 자체를 상품화 해서 팔아보고 싶고요. 지금 하는 답례품이나 폐백 세트 규모를 더 키울 마음도 있어요. 아이들이 크는 만큼 같이 클 수 있겠죠?
아, 무작정 확장은 아니고요. 열심히 하지 않는 매장 주인은 없잖아요. 노력이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으니까요. 대신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신나게 하는 주인'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는 좀 차별화 되지 않을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