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오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두한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 대대장과 김경호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지난해 예천군 수해로 순직한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기사 수정 : 29일 오후 5시 50분]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당시 채 상병의 직속상관(해병1사단 포병여단 포7대대장)이었던 이아무개 중령이 정신병동에 입원 치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이 중령의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는 '포병 7대대장 오늘 정신병동 입원에 앞서 입장문'을 공지하고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 중령은 당초 군의관 소견서를 받아 2주~한 달 입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병실이 없어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 폐쇄병동에 입원을 앞두고 있다. 군의관은 소견서에서 이 중령이 앓고 있는 증상을 '우울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조직으로부터 이렇게 내팽겨쳐지는구나... 정말 죽고 싶었다"
이 중령은 김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대대장으로 고 채 해병의 장례식도 보지못한 채 5개월여 부대와 분리되어 일정한 장소에 하는 일없이 출퇴근만 하며 부대원들과의 연락도 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생활을 하다보니 죽으려고 하다가 정신과 치료를 통해 버티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중령은 또 "중령급 간부들을 모아서 소집교육을 할 때에도 부르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데 조직으로부터 이렇게 내팽겨쳐지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정말 죽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해 채 상병 장례기간 중에도 "눈물 흘릴 자격도 없다. 네가 안 해서 내가한다는 등의 말을 들으며 하루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 "저만 보면 수근대는 것같아서 바깥활동도 할 수 없었고 아는 사람을 볼 때면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이 중령은 사고 이후 채 상병의 어머니를 찾아 뵙고 사죄를 드렸다면서 "현충원을 방문하여 참배하고 문자를 드리며 죄송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뉴스에 관련기사가 나올 때마다 꿈속에 나타나서 저를 괴롭히는 상급자들과 모든 변명들이 힘들게 해서 약을 먹지 않고는 생활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정신과 치료 사실을 밝힌 이 중령은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슬프고 포기하고자 하였을 때 입원을 하자고 하여 가족을 불러 입원을 하게 되었다"면서 입원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