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나선 한 후보자가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 시비가 일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선거 홍보 이벤트. ©한국교총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언론창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아래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서 한 후보자가 고교 교사 재임 중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시비에 휘말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당사자인 A후보자는 '특정 학생에 대한 편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상대 후보 측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면서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한국교총은 17개 시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초등교장(감)회, 중등교장(감)회 등 31개 직능단체가 소속된 거대 교원단체다. 정성국 전 회장 등 다수의 한국교총 회장 출신들이 국회로 진출하는 등 교육계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회장 선거 후보자의 엄격한 자격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3일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의 한 회원은 '한국교총 선거 정보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A후보자가) 학생에 대한 편애로 인해 (2013년) 교육청 징계를 받고 2학기에 학교를 옮기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났다"면서 "교사 생활 조금만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교육청 징계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후보자 징계 사실과 함께 그 이유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A후보자의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은 지난 5월 10일 보배드림의 한 게시글에서 시작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한 고교에 재학 당시 (A후보자가) 자신의 동기생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하며 "그때 그 친구들과 동기들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라며 "이게(한국교총 회장 출마) 가능한가 보다"라고 A후보자의 출마에 의문을 제기했따.
하지만 이 글은 작성 다음날 자진 삭제되면서 논란이 수그러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또 다른 폭로성 글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A후보자가) 고 3학년 때 담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회원은 "그 (담임)선생님 책상에는 한 학생의 증명사진이 붙어 있었고, 눈에 띄게 그 아이에게 장난을 치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불편했다"라면서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성적이 좋은 그 친구를 예뻐하는 것은 어찌 보면 타당하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썼다.
"학생과 연인 같은 쪽지 주고 받아"... 폭로 이어져
이어 작성자는 "사건은 그 이후에 터졌다. 제일 친했던 친구가 면학실에서 발견한 쪽지를 내밀었다"며 "그 쪽지는 담임이 면학실에서 (평소 담임과 친하게 지냈던) 그 친구 책상 위에 숨기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쪽지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누가 봐도 사랑하고 아끼는 연인의 말투로 '사랑해요' '이걸로 서울대 준비는 잘 돼 간다' 등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이 일을 알게 되고, 공부에 매진해야 할 고3 시기에 담임이 교체된 것이 혼란스러웠다. '선생님이 그래도 되나? 시험문제 유출된 것은 아닌가? 이거 벌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슬펐다. 혼자서 정말 많이 울었다"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이같은 폭로성 글이 이어지면서 교사들은 진상 규명과 합당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교총 회장은 수만 명의 교사를 대표하는 자리"라며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징계를 받았다면 이 같은 사실을 교사들에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가벼운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교총 회장 자격 검증을 촉구했다.
"고3 응원 메시지가 논란된 것... 이성 관계 아니다"
논란 당사자인 A후보자는 3일 교육언론[창]과 통화에서 2013년 견책처분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당시 특정 학생을 과하게 편애한다는 학부모 민원이 제기돼, 결국 광범위한 품위손상이라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받았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이성적인 관계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만일 그런 문제였다면, 2년 뒤인 2015년 견책 말소처분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제자와 주고받은 쪽지에 대해서 A후보자는 "이성 관계로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 고교 3학년을 지도하면서 주고받은 응원의 메시지가 논란이 된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났지만 한때 제자였던 이들과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를 악용하고 억측으로 나를 파렴치범으로 모는 자들에게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총 회장 선거에 세 후보 출마... 20일 당선자 발표
제39대 한국교총 회장 선거는 기호1번 박정현(인천 부원여중 교사), 기호2번 손덕제(울산 농소중 교감), 기호3번은 조대연(고려대 사범대학 교수) 후보가 등록했다.
선거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며 20일 당선자가 발표된다. 신임 회장 임기는 2024년 6월 20일부터 2027년 6월 19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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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등장한 '제자와 부적절 관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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