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총장 선거 투표가 시작된 10일 오전 숙명여대의 모습.
김화빈
<오마이뉴스>와 만난 숙명여대 학생들은 이번 취재 거부가 "대학이 추구하는 가치를 외면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더해 이번 "총장 선거에서 김 여사의 논문 심사 지연 문제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문 앞에서 만난 신입생 A씨는 "언론의 취재는 유권자들이 선거를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는 행위"라며 "(취재를 막은) 학교의 대응이 올바른 조치는 아니"라고 비판했다.
정문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2학년 B씨는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자유의 공간이기도 하다"라며 "민감한 사안을 물었다는 이유로 기자를 쫓아낸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김 여사의 논문 심사 지연 문제가 학교 명예 실추와 직결돼 있다"고도 비판했다. 오전 9시 12분께 명신관 앞에서 만난 정치외교학과 3학년 C씨는 "솔직히 김 여사의 논문 심사 지연 문제 때문에 우리 학교가 외부로부터 욕을 먹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투표 의사를 밝힌 C씨는 "저를 비롯한 친구들도 상처를 많이 받았고, 여대에 대한 편견이 심화된 것도 느끼고 있다"며 "총장 후보라면 본인 커리어를 쌓는 것만이 아닌 학생들이 입은 상처까지 고려해 (논문 표절 논란에)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입학한 D씨도 "학생회에서 만든 홍보영상에도 '논문 검증 언제 하냐'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며 '사람들이 평소에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기에 이런 댓글이 달리지'라고 생각했다"면서 "학교 이미지 실추가 가장 마음 아프다"고 했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언론에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취재 자유를 위축하는, 사실상 취재 방해에 준하는 대응으로 보인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불특정 대다수를 대상으로 취재가 이뤄지고 있는데 학교는 '김 여사와 관련된 질문을 할 것이라면 교정에서 나가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결된 게 아닌 상황에서 언론 취재는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숙명여대가 대통령실이나 경호처도 아니고 왜 '취틀막'을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고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있는 곳인데 상식적이지 않은 대응을 했다"고 꼬집었다.
숙명여대 총장 선출 투표는 10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며, 교수 82%, 학생 7.5%, 직원 7.5%, 동문 3%로 반영된다. 숙명여대는 총장 직선제를 하고 있는 국내 사립대학 6곳 중 한 곳이다.

▲ 제21대 총장 선거 투표가 시작된 10일 오전 숙명여대의 모습.
김화빈
▲ "혹시 김건희 여사 취재?" 기자 내쫓은 숙명여대 #shorts ⓒ 김화빈,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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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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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혹시 김건희 여사 논문취재?" 묻더니 기자 내쫓은 숙명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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