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람 KEDI(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
이재환
북한 출신 혹은 부모의 고향이 북한인 학생들은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11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충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 2층 제1회의실에서는 '탈북학생 교육 방안'을 놓고 담론이 펼쳐졌다.
북한 이탈주민은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온 '우리 국민'이다. 그들의 자녀는 출생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부른다. 중국 혹은 제3국에서 태어나 입국한 후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탈북학생으로 칭한다. 부모가 북한 출신이지만 국내에서 출생한 아이들과 국내 학교에 재학 중인 북한 출신 아이들의 경우, '북한배경학생'으로 통칭해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이같은 명칭은 구분짓고 차별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지원'을 위해 만든 행정용어일 뿐이다.
하지만 탈북학생들의 고민은 깊다. 이들의 상당수는 한국의 문화에 적응하는 문제뿐 아니라 북한 출신이라는 '배경'을 공개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부모가 북한 이탈주민인데다,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들의 경우 한국어를 습득하지 못한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실제로 드림학교(천안 소재 탈북학생 대안학교) 윤제희 교사와 같은 일부 '탈북학생 교육'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자란 탈북학생들이 우리말을 습득하는 데는 적어도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탈북학생을 담당하는 충남 지역 교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연수에서 김하람 KEDI(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팀장은 탈북학생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언급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탈북 과정을 기억하는 탈북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내면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탈북학생들, 탈북 과정서 겪은 트라우마 호소"
김 팀장은 "탈북학생들은 북한 출신이라는 것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다"라며 탈북 학생들에게는 탈북 과정에서 겪은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과정에서 만난 어느 고2 (탈북)학생은 초등학교 때 한국으로 왔는데, 친척이 바로 옆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고 고백했다. 또다른 학생도 '7살 때 엄마 손잡고 강을 건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날 있었던 일을 꿈으로도 꾼다'고 말했다. 그만큼 탈북 과정에 대한 트라우마가 크다. 아이들도 그 때의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 안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북한과 중국 등이 봉쇄 이후 북한이탈 주민의 숫자가 줄었다. 2008년 2000명 대로 올라섰던 북한이탈 주민들의 숫자가 지난해에는 196명으로 떨어졌다. 때문에 탈북학생들의 숫자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들 탈북학생들이 한국 적응 과정에서 겪는 문제들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김 팀장은 "2008년에는 학업 중단률이 10.8%였다. 100명 중 10명이 학업을 중단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멘토링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에는 학업 중단률이 1.9%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른데 탈북학생들의 학업 중단률이 일반 학생들에 비해 여전히 2~3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학업중단률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