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환경연대는 14일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생태계 복원 촉구 기도회를 열었다.
김병기
"세종보 재가동은 우리 어리석은 인간들의 이기심과 탐욕심이 망라된 생태질서의 파괴 현장이자 천지배은의 현장이 되고 있사오니..."
"윤석열 정권은 국가의 물정책마저 정략적 정쟁 수단으로 이용하여 되살아나고 있는 금강을 다시 죽음의 강으로 내몰고 있다."
위의 두 문장은 세종보 천막농성 46일차가 되는 날인 13일, 농성장에서 잇따라 열린 행사에서 발표된 말이다. 위쪽은 원불교 기도회 때 낭독한 기도문의 일부이고, 아래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의 일부이다. 노동단체가 이곳에서 동조 기자회견을 연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천주교, 기독교, 불교에 이어 이날 원불교가 기도회를 열면서 종교계 4대 종단이 세종보 천막농성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표했다.
민주노총 "천막 짓밟는다면 노동자들이 달려오겠다"
민주노총 기자회견 유튜브 현장중계
민주노총대전본부와 세종충남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에 농성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은 세종보 재가동을 즉각 철회하고 세종시는 천막농성장 철거협박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4대강사업으로 담수화된 금강은 수질악화로 '녹조라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생명이 살 수 없는 강으로 썩어갔다"면서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이 또다시 4대강 사업을 재개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호경 민주노총대전본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도훈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간사가 경과보고를 했다. 임 간사는 "윤석열 정부는 4대강사업 계승을 외치면서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정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곳이 수몰되는 한이 있어도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는 데 민주노총 동지들이 이곳에 와서 지지를 선언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희종 세종본부 본부장은 "물은 흘러야 하고 흐르지 못하면 반드시 썩는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인데, 윤석열 정부는 또다시 자기들을 지지하는 자본을 위해 환경파괴 책동을 하고 있다"면서 "강을 살리려고 이곳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하는 환경단체 동지들과 연대해서 환경부의 환경파괴 책동과 세종시의 천막 강제철거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율현 대전본부 본부장도 "세종시는 이 물을 가둬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고집을 하고 있는데 생태와 환경을 지키는 건 이제 인류 생존의 문제이고, 인간의 이익과 부합하다는 게 세계적 추세"라면서 "공권력을 동원해 이곳의 천막을 짓밟는다면 대전세종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달려와서 막겠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